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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바얀 울기.
    동북아여행 2022. 10. 30. 17:32

     

    란바타르로부터 46시간을 버스에서 흔들리며 왔더니 온 몸이 분해된 느낌이다.

    평소에 맛사지는 "돈주고 받는 고문" 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맛사지를 받고 싶은 생각이 날 정도였다.

     

    무조건 좀 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아이에게 뜨거운 물을 달래서 컵라면 한개 불려먹고

    대강 씻고 잠.

    낮잠을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났는데... 무지무지한 고통.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한숨자고 일어나서 저녁을 먹으러 시내쪽으로 갔다.

    론니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식당( Arvin restaurant & pub )을 찾아 가서 메뉴판의 그림만 보고

    햄벅 스테이크처럼 생긴 음식을 시켰는데 너무나 짜서 반쯤밖에 못 먹었다.

    거기에다 메뉴판에 적힌대로 3,000 투그릭을 지불했더니 5,000 투그릭을 내라고 한다.

    메뉴판이 잘못된 거라나... 외지에서 싸울 수도 없고...

     

    7월 30일 (수)

    밤새 잘 잤다.

    본관쪽에서 오는 불빛이 조금 거슬렸지만...

    실내 한켠에 먼지를 뒤집어 쓴 전기 곤로가 있어서 작동을 해보니 된다. O.K.

    사발면을 삶아 먹고 이 도시의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 인  Blue wolf 를 찾아갔다.

     

    투어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호톤호수 왕복요금을 물어보니

    340 달러를 달란다.

    혼자서 이 금액을 감담할 수는 없지...

    이 게스트하우스는 마당 안쪽에 6동의 게르가 있는데 1박에 10 달러(18,600투그릭,아침 포함).

    달러로 계산해서 받는 집들은 영악하다고나 할까?

     

    시내 전경을 보려고 남쪽의 산으로 올라갔다.

    약 한시간 정도 걸렸는데 도중에 땅굴을 파고 사는 토끼도 있었고 쥐처럼 생긴 마모트도 보았다.

    마모트는 여기 사람들이 즐겨 잡아 먹는다고... (주인 아저씨 말씀..)

    토끼는 날쌔서 사진을 못 찍고...

    저 뒷산에 올라가 봄.

    내가 버스타고 오던 길...

     

     

    하산 후에 이곳 시장을 둘러봤는데 상거래가 대규모로 매우 활발하다.

    부근에서 제일 큰 도시이니까 그럴 수 밖에...

    양고기를 파는 곳은 따로 있었는데 뒷쪽이 도살장인지? 담장에 독수리가 여러마리 앉아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고...

     

    시장 뒷편으론 홉드 강이 흐르는데 수량도 아주 풍부하고 물도 비교적 맑았다.

    시장 부근에 미니버스와 짚차들 터미널이 있는데 홉드까지 가격을 물어보니 2만5천 투그릭.

    차는 여러대 있었다.

    시장에서 현지인들이 들어가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아주 좋다.(3,000 투그릭, 1,700원)

    양고기, 밥,감자,샐러드,계란후라이...

     

    숙소에 돌아오니 한국인 중년남자 한명이 스페인 여자1명과 터키 여자 1명과 같이 왔다.

    홉스굴에서 만났는데 홉스굴에서 이리로 오는 차가 없어서 울란바타르로 갔다가 비행기로 왔다고...

    스페인 여자는 한국남자와 짝궁처럼 다녔고...

     

    터키녀는 샤머니즘에 관심이 많은지 샤먼을 만나러 왔다는데, 진짜 샤먼을 아직 못 찾은 듯...

    내 얼굴을 카메라로 보니 많이 탔다.

    모자를 쓴 이마와 선그라스를 쓴 눈 주위만 빼고...

     

     

    이곳에 오는 외국인들은 대개 Altai tavan 국립공원에 가서 며칠씩 트레킹을 하는 코스를

    많이 찾았다.

    나처럼 단지 호톤호수를 가 보려는 사람은 없었다.

    트레킹코스 중간에 숙박시설이라도 있다면 나도 해볼 수 있겠지만 텐트도 침낭도 없는 나로서는

    어림도 없는 일...

     

    짚차가 호톤호수를 한번 왕복(데려다만 줌, 올때는 빈차)하는데 29만 투그릭(160달러), 

    내가 호숫가에서 하루나 이틀을 지내고 나서(호숫가의 카자크인 게르에서 숙박 가능) 

    울기로 돌아가려면 다시 29만 투그릭이 필요하다.

     

    그래서 Blue wolf 에서 340 달러를 불렀구나.

    올 때 빈차를 구해서 타고 오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도 해 봤지만... 순진한 희망사항...

    편도라도 같이 갈 사람이 있으면 하고 기다렸지만... 없다.

     

    7월 31일 (목)

    오늘도 무료하게 하루를 보낸다.

    호수로 갈 사람이 없다니...

    어제 다른곳으로 2박3일 트레킹을 떠난 친구들이 돌아오면 호수로 가겠다고 했는데...

    내일은 당일치기로라도 갔다 올까 하는 마음을 먹는다.

    호숫가의 게르에서 자는 게 좋기는 하겠지만 추울테고 차비도 절약.

     

    어치피 주말까지는 이곳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중국으로 들어가는 볼간국경이 주말에는(토, 일) 쉬니까.

     

    아침을 먹고 시내 동북쪽의 강가에 가서 초원을 보고 어제의 식당에 가서 같은 음식으로 점심식사.

    12시 쯤 식당이 문을 연다.

    숙소에 있던 한국남자와 스페인 여자는 3시 버스를 타고 울란바타르로 간다고 떠났다.

    고생이 보통이 아닐텐데...

    여기의 집들은 보통 흙벽돌로 짓는데 시내의 건물들은 붉은 벽돌로 짓기도 한다.

    그런데 붉은 벽돌로 그냥 마감을 하면 보기에도 좋을텐데 왜 그 위에 흙으로

    외장 마감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곳의 사람들은 거의가 카자크인.

    언어도 그들의 언어를 주로 쓰는데 사람들은 대체로 순박해 보인다. 

     

     

    8월1일(금)

    새벽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에 깨었다.

    비가 약간 왔고 건너편 산 위에 흰 눈이 약간 보인다.

    터키녀는 엇저녁에 카자크인 결혼식에 다녀왔다고 자랑질.

    음식이 무지하게 많았다고...같이 좀 가지...

     

    내일 혼자서 당일로 호숫가에 가 볼 생각으로 주인 아주머니에게 차량 수배를 부탁.

    1회왕복 29만, 앞으로도 국경가는 버스비 7만, 숙소비 6만, 국립공원 퍼밋 2만, 총 44만 투그릭이 필요하다.

     

    시내 환전소에서 100 달러를 환전.

    러시아 국경이나( 1,800 ) 울란바타르(1,840 )보다 환율이 좋다. 달러당 1,865 투그릭.

    호수에 가는데 너무 많은 돈이 드는 것 같은데...

    그래도 이왕 온 것... 가 봐야지.

    환전소

     

    점심에는 같은 메뉴에 밥 대신 면이 들은 것을 시켰는데...

    배가 좀 고프길래 대(大)짜로 시켰더니 반 밖에 못 먹었다.

     

    숙소엔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어느나라인지는 까먹음) 기어 뭉치를 매다는

    후레임이 꺽여서 며칠째  이리저리로 수리를 위해 다녔지만 못 고쳤다.

    내가 봐도 고치기 어려울 듯...꺽인곳을 펴면 부러질텐데...

    좌우간 오늘 낮에 자전거를 끌고 숙소를 떠났다.

     

    의외의 반가운 소식...

    나는 중국 국경으로 가기 위해서 홉드로 되돌아 가려고 했는데...

    (홉드에서 국경마을인 볼간으로 가는 미니버스 있다)

    이곳 울기에서도 국경까지 가는 버스가 있단다. (7만 투그릭)

    오후 4시에 출발을 해서 오전중에 국경에 도착한다고...

     

    홉드에서 출발하는 미니버스도 볼간까지 12 시간이 걸리는데(4만 투그릭), 이른 새벽이라서 볼간에서

    한숨자고(무료)

    날이 밝으면 택시를 불러(5천 투그릭) 국경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는데 그 보다는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기에서 홉드까지(2만 5천 투그릭) 갈 필요도 없고...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큰 판단착오였는지를 국경을 넘고 나서야 알게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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