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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울란우데에서 울란바타르...
    동북아여행 2022. 10. 30. 12:16

     

    7월 25일 (금)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점심때 먹을 빵, 바나나 그리고 삶은 계란을 챙긴다.

    숙소를 나와서 터미널까지 가방을 끌고 걸어서 갔다.

     

    아침 7시. 

    작은 버스들만 있는 터미널에 울란바타르 행 큰 버스가 왔다.

    사전 정보로는 현대 버스라고 했는데 도착한 것은 기아차의 버스...그것도 빨간 색이다.

    내 자리는 4번, 제일 앞 좌석인데 앞에 작은 냉장고가 있어서 발을 뻗기에 불편하다.

    옆 자리의 아홉살 쯤 되어 보이는 러시아 꼬맹이 소녀와 자리를 바꿨다.

    이 아이를 혼자 몽골로 보내는 아이엄마는 연신 아이에게 안심을 시키고, 차 안의 다른 러시아 아줌마에게

    부탁도 하는 눈치였지만 

    아이의 얼굴엔 걱정이 역력해 보였다.

     

    버스는 7시 30분 정각에 출발.

    좌석은 여유가 몇개 있다.

    출발 후 9시 경에 약 90 km 지점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들렸다가 다시 출발을 하는 듯 하더니 다시 멈춘다.

    타이어가 펑크난 것.

    뒷바퀴 안쪽 타이어...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운전사는 능숙한 솜씨로 타이어를 교체했다.

    내가 조금 도울까 했더니 괜찮다면서 혼자서 다 해 치웠다.(20분 소요)

    몽골 국경으로 가는 길.

     

    다시 출발을 해서 조금 더 가니까 구시노예 호수가 보인다.

    이후로 도로 바닥이 그리 좋지 않은 길을 한시간여 달려서 200 km 지점에 있는 검문소에 도착(10 :40 )

    차 안에서 간단히 신분증 검사.

    그리고는 다시 20분을 달려서 러시아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을 했다.(11 : 00 )

    운전사가 버스표를 모두 걷어서 가지고 갔다가 한참 후에 왔다.

    옆 자리의 꼬마 숙녀가 목마른 듯 해서 내 물병을 주니 잘 마신다.

    러시아 출국수속에 약 한시간 걸림.

     

    그리고 이어서 몽골 입국.

    버스안에서 운전사가 출입국 신고서와 세관신고서 용지를 주는데 영문도 없고 도저히 못 읽겠다.

    옆자리의 꼬마숙녀가 내 여권을 보며 몇가지 알려주기는 했지만 나머지는 그냥 빈칸으로 두고

    입국 사무소로 직행.

    입국 수속을 하는데 꼬마숙녀에게 문제가 생겼는지 나는 통과를 했지만

    그 아이는 다른 사무실로 데려갔다.

    함께 간 러시아 아줌마들이 따라서 들어가서 무슨 이야기를 했고...

    결국 한참 후에 나오기는 했는데 그 아이는 분위기에 겁을 먹었던지 울먹이며 나왔는데

    이미 한바탕 울었던 모양이다.

    어린 것이 국경 통과하느라 고생했다.

    몽골쪽 입국사무소

     

    세관통과는 별 일 없었지만, 나의 빈칸이 수두룩한 신고서 용지를 본 세관원이 친절하게

    영어로 설명을 해 주어서 빈칸을  채워갔는데...

    뒷면 제일 아래의 서명란은 글자를 몰라도 아니까 짐작으로 내가 서명을 미리 해 두었더니

    " 거기는 내가 서명하는 곳이야" 하면서 웃는다.

     

    간만에 보는 웃는 얼굴...

    러시아인들은 웃음이 없다.

    기차에서 만난 술 취한 친구와, 알혼섬을 향해 죽어라고 달리던 미니버스 운전사외에는...

    길거리의 행인은 물론이고 상점의 점원도, 식당의 종업원도, 모두가 무표정내지는 심통난 얼굴이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에서는 대개 상대방이 웃는 얼굴을 하면 자신도 부드러운 표정을 나타내는데

    여기는 전혀...

    기차에서 만난 북한사람도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져서인지 내가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다 괜찮다고 했다.

     

    아무튼 사람 얼굴에 웃음이 있는 몽골에 들어오니 마음이 편하다.

    13 : 00  몽골 입국.

    입국을 하자마자 버스에 환전상들이 서너명 올라타고 근처의 식당까지 함께 간다.

    환율은 1$ = 1,800 투르크.

    울란바타르에 가면 더 낫겠지.

    일단, 갖고 있던 러시아돈 350 루블을 모두 몽골 화폐로 바꿨다.

    최소한 숙소를 찾아갈 택시비는 있어야 하니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식당안으로 들어가고 나는 식당 앞 그늘진 벤치에 앉아서

    가져 온 도시락(?)을 먹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빵을 싸가지고 온 러시아 여성 두명과 함께...

     

    출국 1시간, 입국 1시간, 점심 1시간해서 출입국지대에서 3시간을 보내고 오후 1시 50분에

    국경을 떠났다.

    20분  정도를 가니까 몽골의 국경도시인 수흐바타르.

    여기서 잠깐 몽골어 공부를..., 수흐바타르는 몽골의 어떤 유명한 장군 이름이라고 하는 데...

     

    울란( Ulaan ) - 붉은

    바타르(Baatar) - 영웅 (수도이름을 예전에는 울란바토르(Ulan Bator) 라고 썼지만

    1987년 표기법 개정으로 현재는 울란바타르 임)

    칸 (Khan )  - 왕, 우두머리

    칸 ( Khaan ) - 대왕, 황제

    아이막 (aimag ) - 몽골의 주 (state)

    아이락 (airag ) - 발효된 말 젖

    바얀 (bayan )- rich

    골 (gol ) - 강

    고브 ( gov ) - 사막

    숨 ( sum ) - 아이막보다 작은 행정단위

    숨 (sum ,"u"자 위에 점이 두개) - 불교 사원

    누르 ( nuur ) - 호수

    아랄 ( aral ) -  섬

    국경 부근의 몽골.

     

    수흐바타르를 떠나니 본격적인 푸른 몽골 초원이 시작됐다.

    러시아에도 초원이 있기는 하지만 몽골의 초원에는 나무가 거의 없다.

    그리고 군데군데 유채꽃인지...노란 꽃들이 초원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2시 반 쯤, 도로상에서 울란우데로 가는 버스를 만났는데 그 버스는 파란색 기아차였다.

    (아마도 내일 아침에 UB로 출발하겠지..)

    서로 버스를 세우더니 그 쪽에서 한 사람이 우리차로 와서 탄다.

    그 사람은 차에 타더니 차안의 시계를 한시간 뒤로 돌려놓고 조금 더 가서 우리의 운전사와 임무교대.

     

    국경을 떠난지 두어시간이 지나서 어느 휴게소에 잠시 정차.

    내가 이 구간의 정보를 구할 때는 도중에 화장실도 없어서 그냥 들판에서 볼일을 본다고 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도로는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있으나 움푹 패인 곳이 지뢰밭처럼 워낙 많아서

    운전사가 요리조리 피하느라고 속도를 내기 어렵다.

    타이어 펑크가 난 것이 이해가 된다.

    몇군데 요금징수소도 있던데 돈은 받아서 다 어디에 쓰는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나타나는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초원은 아름답기 짝이없다.

    나무 한그루 없이 깨끗한 초록의 구릉과 뾰족산...

    마치 속옷만 입은 아름다운 몸매의 여인을 보는 듯 하다.

     

    오후 7시 쯤 울란바타르 역 앞에 도착을 했다.

    약 12시간이 걸린 셈이다.

    출입국과 점심으로 걸린 3 시간을 빼면 약 9시간의 여정.

     

    예약을 해 둔 UB게스트 하우스에 가려고 택시를 찾았으나 택시는 안 보인다.

    "뭐 이래?"

    " 기차역 앞에 택시가 없다니.."

    어떤 친구가 와서 택시를 타라고 하는데 보니 자가용이다.

    "얼마?"

    " 2만 투그릭 "

    " 어림도 없는 소리... 만 오천.."

    " 오케이.."

     

    평소에도 흥정을 잘 못하는 내가 기껏 오천 투그릭를 깍았지만, 사실은 7~8천(4천여원) 투그릭면

    되는 거 였다.

    몽골에서는 영업용 택시를 보기가 어렵다.

    길가에 그냥 서 있는 허접하게 생긴 승용차(운전사가 타고있는)는 모두 택시라고 보면 된다.

    울란바타르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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