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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26.(금)
엇저녁에 중국에서 돌아와서 약간 피곤했지만 새벽 3시에 일어났다.
강릉항에서 08 : 30분에 출발하는 울릉도행 시스포빌 3호 여객선을 타기 위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뱃시간에 맞춰 출발하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버스를 타기 위해서도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고
우리처럼 부부 4명인 경우엔 승용차를 가지고 가는 게 경제적이다.
울릉도행 배표는 열흘 전에 미리 구매를 했다.(왕복 108,000원/인)
처음엔 인터넷으로 검색했더니 (seaspovill.co.kr) 가는 배표는 인터넷과 창구 판매표가 모두 있었지만,
오는 배편은 인터넷 판매분은 매진, 창구 판매분만 남아 있었다.
이럴 경우엔 어찌해야 하나?
현장 매표소에 전화를 해 보는거다.
그래서 강릉항 매표소에 전화를 했더니( 033-653-8670 ) ...오케이...왕복표를 예매했다.
선박 운항 스케쥴은 일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매 전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여행사를 통해서 쉽게 다녀오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
독도에 가는 것도 생각 해 두었지만 열흘 뒤의 날씨도 염려되고 울릉도에서의 일정이 어찌 될지 몰라서
일단 보류...
새벽 4시 정각에 동두천을 출발해서 도중에 한번 쉬고, 7시 30분경 강릉항에 도착.
우와! 강릉항 주차장은 제법 넓고 거기에다 무료이다.
터미널에 가서 예매 한 선표를 찾아오고 근처의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간단한 아침을 해결...
배는 정해진 시각에 출항했다.
아니..조금 일찍 출발한 것 같다.
우리의 좌석은 2층 창가... 2층 이라서 바깥이 잘 보일걸로 생각하고 좋아했는 데 실제로 배를 타고 보니,
창밖에 무슨 시설물이 있어서 바다가 잘 안 보이고, 아랫층이 더 시원하고 밖도 잘 보인다.
배는 무척 시원스럽게 잘 달렸다.
너무 빨러....
파도도 별로 없는 지...멀미의 걱정도 없었다.
비행기 엔진 소음같은 소리만 들리고 뒤로는 흰 물보라를 뿜으면서 ... 그래도 3시간이나 걸린다.
예정보다 약 10 분 이른 11시 20분 경 울릉도 저동 항에 도착.
묵호나 포항에서 오는 배들은 도동 항으로 접안한다.
지도에 표시된 A,B,C코스는 관광버스의 코스와 다르다.
저동 항에서 배를 내려서 나는 울릉도 일주 관광 버스를 타려고 했다.
강릉 항에서 배를 타기 전에 보니 A 코스 2 만원 등등의 안내판이 있었는 데
울릉도 현지에도 8시간 코스 1인 당 4 만원이라는 광고를 붙인 버스들이 보였다.( 식사,입장료등은 제외)
일단, 부두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서 물어보려고 하는 데 어떤 아주머니가 우리 일행이 4명이니까
택시를 이용해서 관광하는 게 나을 거라고 알려 주었다.
북쪽 끝의 관음도까지 갔다가 나리분지에 들렀다가 오는 코스로서 약 5 시간 걸리고 금액은 15 만원이란다.
(실제로는 나리분지에서 먹고 마시다보니 7시간 넘게 걸렸다..추가요금 없었슴)
오케이!...간만에 편하게 구경 좀 해 보자...
택시를 이용하니 버스보다 별로 비싸지 않으면서도 여유롭고 마음대로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이용한 택시는 7 호차라고 불리는 택시였는 데 기사분이 여성인데다 안내도 잘 해 주셨고 입담도 좋아서
내 친구의 짖꿎은 농담에도 아주 죽이 잘 맞았다.
거북바위.
거북바위를 구경하고 남양 항에 있는 태양식당에서 따개비 칼국수로 점심.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따개비를 나는 못 먹는 걸로 생각했었는 데 그것으로 칼국수를 만들다니?
어쨌거나 울릉도에서 유명한 호박과 함께 어우러진 따개비 칼국수는 새로운 맛이었다.(한 그릇 8천원)
근데..따개비가 어디있지?...따개비는 아주 작아서(호박씨 정도?) 그릇 바닥에 깔린 것을 낚아 올리려면
내공이 필요...
이어진 구경길에서 태하의 황토굴과 한국의 10대 비경이라는 태하의 산책로를 걷는다.
숲으로 하늘을 가려서 호젓이 걷기 좋은 산책로의 주변에는 매우 큰 향나무 고목을 볼 수 있으며 산책로 끝에는
아주아주 멋있는 해안 절경이 기다린다.
황토 굴.
좁은 해안선에 어렵게 만들어 낸 도로를 따라 열병하듯 늘어 서고, 바다에서 솟아 난 기암들...과 , 에머랄드 빛 바다.
울릉도에 오기 전에 안내 책자를 울릉군에서 받아 보기는 했지만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 데...
실제로 와서 보니 정말 마음에 든다.
에머랄드빛 바다는 구채구의 물빛이 부럽지 않다.
관음도와 연결 다리.
삼선암까지만 갔다가 되돌아 나리분지로 가서 너와집을 보고 나니 오늘 구경은 거의 끝난터라 나리분지 안에 있는
참새방앗간에 가서 목을 축이다.(늘푸른 산장 식당)
무슨 씨앗인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씨껍대기(발음에 주의) 막걸리와 무슨 나물회(?)로 좀 알딸딸 하도록 마심.
내가 전에 듣기로는 울릉도를 개인적으로 성수기에 가면 바가지 요금이 심하다고 했는 데
실제 느낌으로는 육지의 여느 관광지보다 비싸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사동항 길가에 위치한 숙소(황토방 모텔)에 내려서 체크인 하고 바로 근처의 해수욕장
(울릉도 해수욕장엔 모래가 없다)에서 몸을 식히며 해물 한 접시 뚝딱.(요건 좀 비싸다..자연산)
숙소를 예약할 때 성수기라서 도동이나 저동 쪽엔 빈방이 귀했고 민박집도 육지의 민박집과는 좀 다르다고 해서
거리는 좀 떨어져 있지만 사동의 모텔로 정했는 데 깨끗하고 전망좋고 해수욕장이 바로 옆이라서 좋았다.
해수욕장엔 어린이용 풀이 따로 있다.(무료)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동 항에서 저동 항으로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를 걷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숙소에서 도동 항까지는 어제의 택시가 태워다 주었고 우리가 걷기를 끝내고 저동 항에 도착하면
내수전 일출 전망대를 포함한 B 코스를 관광하기로 했다.(6 만원)
좁고 혼잡한 도동 항에서 오징어 회를 한 접시 먹고( 3 마리 만원) 산책로 걷기 시작...
1박 2일 방송에도 나왔던 해안 산책로는 아름다운 경치의 연속이다.
자연경관만 두고 본다면 제주도보다도 나은 것 같다.
조금 흠을 잡자면 산책로 중간중간 길바닥에 버려진 지렁이들...낚시꾼들의 교양이 필요해 보인다.
두시간 남짓한 산책을 마치고 도동항 촛대바위에서 다시 택시를 만나 B 코스 관광에 들어갔다.
내수전 전망대에 올랐을 때는 바다 안개가 심해서 좋은 구경을 못했을 뿐더러 너무 뜨거운 햇살때문에 서둘러 내려왔다.
이어진 봉래폭포의 구경은 그저 그랬고...도중의 풍혈(자연 에어컨)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은 참 맘에 들었다.
저동항에서 점심으로 오징어 내장탕을 먹었는 데 아주 맘에 든다.(9 천원)
강릉으로 돌아가는 배가 오후 4시 40분이니까 남는 오후 시간에는 독도를 다녀오기로 하고 점심을 주문하는 사이에
부두로 가서 독도행 배표를 사왔다.(4만 5천원/인, 12시 30분 출발, 왕복 3시간+ 30분 정박)
오징어 내장탕...해장국으로 좋을 듯...
독도.
배가 독도에 접안하니 경비대원들이 도열해서 경례를 한다.(떠날 때도..)
이상하게도 배에서 내리려 할 때 가슴이 뭉클해 온다.
우리 영토의 동쪽 끝에 왔다는 감흥만은 아닌 거 같다.
바쁘게 사진찍고 돌아보고 다시 승선...
잔잔한 바다였지만 방파제가 없어서인지 배가 많이 요동을 친다.
이 때문에 좋은 날씨가 아니면 독도에 접안이 안되는 모양이다.
다시 울릉도로 돌아와서 잽싸게 오징어와 멍게를 한접시 먹고, 다시 그 배를 타고 강릉으로 왔다.
울릉도야,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