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월 30 일.
오후 1 시쯤 연길역에서 내리고 보니 막막하다.
이럴 때는 맨땅에 헤딩을 하는 거 다.
인터넷 검색에서는 버스 터미널 옆에 '미도야'라는 여관을 추천 해 줬는 데 버스터미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연길에서는 한국말이 통한다고 했지만 지나가는 사람 중 누가 조선족인지
알 수도 없고...(보통 상점이나 업소에서도 안 통했다.)
제일 간단하고 바가지쓰기 좋은 방법인 역 앞의 여행사에 들어가서 백두산 관광 예약도 하고 숙소도 안내를 받았다.
백두산 관광은 당일코스로 300원(우리돈 5만4천원)인데 (입장료와 셔틀 버스비 포함, 백두산 올라가는 봉고차비 80원 제외)
오늘 날씨도 흐리고 내일도 흐릴 것 같아서 이틀 후(6월1일) 가는 것으로 예약.
연길 역 앞.
숙소는 여행사 옆 골목으로 들어가서 그냥 첫 번째 여관에 들어갔는 데 한국말은 안 통하고..
4일치 x 60원(우리돈 1만원) = 240 원을 지불했는 데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묵는 것은 3일이라 하루치를
돌려받았다.
걸어서 버스 터미널 쪽으로 가 보니 미도야 모텔이 있다.
그럴 줄 알았더라면 숙박비를 한번에 모두 지불하는 게 아니었는 데..
천천히 둘러보니 다른 여관들이 값도 싸고 더 나아 보였다.
백두산 가는 관광버스가 내가 묵고있는 여관 앞에서(역 앞에서) 출발 한다는 것이 좋긴 하지만...
저녁 식사를 위해 조선족이 경영하는 식당에 들어가서 돌솥 비빔밥을(10원) 시켜 먹었는 데
고추장인지 된장인지 모를 장 맛 때문에 억지로 먹었다.
내일 하루 시간이 남기 때문에 두만강을 구경하고 싶어서 쥔장에게 물어보니
버스를 타면 불편하고 택시를 대절하면 150 원인데 그 가격에 자기차로 태워줄 수도 있다고 했다.
내일 아침에 생각해 보고 알려주겠다고 하고 식당을 나왔다.
5 월 31 일.
도문 왕복 택시비 150원(우리돈 2만7천원)이 아깝기도 하고, 배낭여행의 근성에 따라 직접 찾아가기로 마음먹고
두만강이 있는 도문(투먼)행 버스를 타려고 버스 터미널로 가서 둘러보니 도문행 벼스표를 파는 창구가 없다 .
주위사람에게 물어보니 도문행 버스는 기차역 앞에서 떠난단다.
다시 기차역으로 와서 광장에 보니 버스가 많다.
버스 터미널보다도 많은 것 같다. 북경행 침대버스(300 원)도 있고...
매표소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는 데 도문행 버스를 발견하고 탔더니 어떤 아줌마가 돈을(15원)
받아가더니 여러사람의 표를 사 왔다.
버스는 연길 역 앞에서 출발한 후 20 여분을 달려서 고속도로에 들어섰고 다시 고속도로를 20분 쯤 달리니
도문역 앞에 도착했다.
문역 앞에서 택시 기사에게 두만강을 보러왔다고 하니 ..오케이!
택시(5원)는 몇분정도 달린 후에 두만강 다리가 보이는 제방옆에 내려주었다.
제방에는 사진 촬영을 위한 몇몇 장식물들이 세워져 있었고 한국인 관광객도 몇명 있었다.
제방 아래에는 제방을 따라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지만(우리식으로 하면 둔치) 강쪽으로 접근할 수 없게 철망이 쳐저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 데 두만강 물에 손이라도 담궈봐야 할텐 데...
나는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상류 쪽으로 걸어갔다.
조금 걸어가자 조선족 노인들이 게이트 볼 하는 곳이 나왔는 데 그 옆의 오솔길이 강가로 이어져 있었다.
조심스런 마음으로 강가로 다가가서 두만강 물을 만졌다.
비록 흙탕물이지만....
그리고 건너편(북한, 남양)을 바라 보았다.
같은 겨레의 땅을 남의 나라 땅에서 바라보며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두만강 철교.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서 이번엔 두만강 철교를 보고 다시 두만강 다리(자동차용)로 돌아오니
몇몇 중국 사람들이 두만강 다리 약 3분지 1 지점까지 갔다 오는 게 보였다.
철망 옆으로 난 통로를 통해 제방위로 올라가서 나도 다리위로 가려고 했더니 다리 입구에 양쪽으로 서 있는 경비원이
표를 사 오라고 한다.
표를 어디서 파는 데?
다리 앞 아치의 기둥부분에 작은 매표소가 있었다.(20원)
표를 사 가지고 다시 다리쪽으로 가니 경비원처럼 서 있던 청년 한명이 따라 나온다.
다리 중간에 보니 과속 방지턱 같이 생긴 경계선이 보인다.
여기를 넘어가면 안되냐고 청년에게 물어보니 당연히 안된단다.
청년은 내가 국경을 넘어 갈까봐 따라 다니는 거 였다.
청년에게 부탁해서 인증샷 찍고....
다리에서 조금 더 하류로 내려가면 두만강 유람선이 있다.(40원, 60원)
두 사람 이상이 타야 출발한다는 데 잠시 기다려도 나 이외에는 관광객이 없어서 포기.
다시 택시 타고, 버스 타고 연길로 돌아오니 점심시간.
숙소 옆 개고기집 메뉴에 냉면도 있어서 들어갔더니 냉면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개탕을 추천했다.
그래서 먹어 본 개탕.
아주 싱거웠고 함께 나온 양념장을 넣었더니 맛이 아주 이상해졌다.
오후엔 와이파이를 쓰기 위해서 4번 시내버스를 타고(1원) 서시장에 내려서 커피점에 들렸다.
마시지도 않는 아메리카노를 14원씩이나 주고...
애기들 선물이나 좀 살까 했더니...
좀 그럴듯한 삼점에는 한국 상품을 판다고 자랑스럽게 광고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 물건을 사 가지고 가서 선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