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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토바호수를 떠나며...
동남아여행
2022. 10. 22. 09:10
4 월 24 일.
보름동안 머물렀던 사모시르 코티지에서 체크아웃하고 메단으로 향했다.
보름동안 먹고 자고 마시고 해서 약 400 달러에도 못미치는 돈.
내가 매일 마시면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사 줬던 걸 감안하면 그런대로 괜찬은 편....
처음에 여기에 왔을 때는 호텔 밖의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더 싸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둘러보고 먹어 보았는 데 가격이나 맛에서 별 차이가 없어서 호텔에서만 먹었다.
나름, 아침은 컵라면으로 대신하기도 했지만 호텔 식사비가 대개 15,000 루피에서 30,000 루피 사이여서
식사비가 많이 나온 듯... 맥주, 30,000 루피.
엇저녁엔 호텔 매니저가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간만에 맛있는 닭고기를 ( 카레에 버무린 것) 싫컷 먹었다.
나는 답례로 맥주 다섯 병을 샀는 데 반은 내가 마신 듯 하다.
며칠 전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멀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소나기를 만났는 데 차가운 소나기에 오토바이의 바람이 더해서 제법 추웠다.
오돌오돌 떨다가 샤워를 했는 데 (온수는 안 나옴) 온 몸이 뻑적지근...
이 호텔에서는 매 주 세번 정도 저녁 8 시에 바탁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데 손님들 호응이 좋다.
한 번은 이란 청년 둘이서 호숫가 그늘막에서 닭고기 바베큐를 했는 데 고기를 구워주던 호텔 매니저가
옆에서 낚시질 하던 나를 불러서 함께 파티를 즐겼다.
나도 그냥 먹을 수 는 없어서 내 방에 가서 먹다 반 정도 남은 양주( 비행기 안에서 산 것)를 가져와서
여럿이서 노래와 함께 즐겼다.
왼쪽부터 호텔 매니저,나, 호텔 종업원, 이란청년.
현우라고 하는 말레이지아 교환학생 일헹 다섯명도 함께 며칠 묵었는 데 현우는 도착한 날 물가에 가다가
이끼에 미끄러지는 바람에 발바닥에 몇 바늘 꿰매는 부상을 입고 휴가 끝날까지 편히 쉬지를 못했다.
메단으로 가는 길은 쉬웠다.
호텔에서 택시를 예약 해 줬고 (우리나라 카니발과 비슷, 1 인당 75,000 루피면 파라팟에서 메단 공항을 비롯 원하는 장소까지 데려다 준다.) 도중에 한 번 쉬고 약 5 시간 만에 메단에 도착.
나는 메단 공항 남쪽 외곽에 있는 수녀원으로 가느라고 2 만루피를 더 줬다.
수녀원에는 한국 수녀님 세 분과 인도네시아 견습수녀님 몇분이 계셨는 데 도착해서 처음 받은
저녁상을 보고 감탄했다.
매일 컵라면과 나시꼬렝(볶음 밥)에 질린 나에게는 정말 진수성찬인 육계장,김치..기타 등등.
게다가 숙소인 청소년 수련원(?)엔 더운물도 콸콸 나오고 비누에 샤워타올까지...
여기 수녀원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원인데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보였다.
귀국 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 양초 만드는 기계가 필요하다 함) 생각 해 두었다.
메단시내 선 플라자에서 수녀원 쪽으로 가는 미니버스는 노랑색 61 번을 타고 브라스따기 쪽으로 가다가
좌측 길로 꺽어지면 거기에서 약 3 키로미터 쯤 가면 좌측에 간판이 보인다.
4 월 26 일
수녀원에서 점심까지 먹고 메단 공항으로...
메단 공항에선 출국 때도 출국세를(75,000 루피) 받는다.
국제선 출국청사 문으로 들어서서 간단한 보안검사를 받으면 정면에 체크인 카운터가 있고 이때 항공사 제복 비슷한 것을 입은 친구들이 여권을 보자 어쩌구 하는 데 무시하고 뒤로 돌아 보안검사 한 쪽 옆을 보면
출국세 내는 창구가 있다.
여기서 출국세 내고 영수증 받고 체크인 카운터로 가면 됨.
그 아저씨들은 자기들이 출국세 내준다고 하면서 십만 루피를 요구한다.
저녁 8시 경 쿠알라룸푸르(LCCT)도착.
내일 아침 06:30 하노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노숙을 결정했다.
유료 라운지에선 와이파이도 되고 샤워도 할 수 있다지만 이용료가 55 달러.
서너시간 정도라면 24 시간 영업하는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하고 개겨도 되겠지만 ( 실제로 그런 여행자가
많이 있다.) 나는 시간이 너무 멀다.
그래서 의자 앞에 짐 캐리어 하나 갖다놓고 거기에 발 올려놓고 대충 취침.
중요한 사항 한가지!
베트남 사파(라오까이)와 중국의 허코우(河口)에서도 그랬지만 코 앞인 인도네시아 메단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한 시간의 시차가 있다.
내 시계는 아직 새벽 5 시인데 하고 여유 부리다가 06:30 분 비행기 간신히 탔다.
그것도 닫힌 보딩 게이트 열어달라고 경비원에게 아우성 쳐서...
쿠알라의 LCCT 공항은 특징이 있다.
비행기에 타거나 내릴 때 쓰는 보딩브리지가 없다.
그러면 버스라도 있어야 할텐 데...버스도 없다.
그냥 비행기 있는 데까지 걸어가는 거다.
비행기는 몇개의 길다란 통로 앞에 우리나라 고속버스 터미널에 버스가 서 있듯이 서 있고
승객들은 통로를 따라가서 탑승구 번호가 있는 문으로 가가서 비행기에 오르면 된다.
소나기가 자주 오는 지역이라 탑승구 옆에는 우산이 가득 걸려있고....
(지금은 에어아시아 전용 새공항으로 옮겨서 전혀 다르다)
숙소 앞마당에서 낚시질...옆에 외국사람들이 있어서 처음 두 마리는 놓아 주었는 데 나중에 두 마리 더 잡고보니 먼저 놓아 준 고기가 아까웠다. 튀겨 먹을 수 있었는 데....
이 동네 원주민들이 다니는 술집. 정글쥬스라고 하는 술(야자수 수액을 발효시킨 것)
한 컵에 2,000 루피. 너무 마셨나?..ㅎㅎ
아름다운 토바 호수의 석양.
파라팟에서 메단으로 가던 중 휴식 시간에 사 먹은 바나나 튀김.
처음엔 닭날개 튀김인 줄 알고 샀는 데....어쩐지 싸더라... 한개 2,000 루피.(약 22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