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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오늘은 꽁로에서 시판돈까지 간다.
아니, 갈 생각이었다.
지도상 거리로 봐서 아침 일찍 떠나면 저녁늦게라도 도착할 줄 알았다.
꽁로에서 타케크로, 타케크에서 팍세로, 팍세에서 시판돈 돈뎃섬....그리 멀어보이지 않는 데...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6시 30분에 출발하는 타케크행 썽태우를 탔다.
현대자동차의 1톤트럭 포터를 개조해서 만든 썽태우인 데
일찍 서둘러서 운전석 옆자리에 앉았다.
먼 길을 가야하니까 뒷좌석(적재함)에 타게되면 고생이겠지...
그래도 앞좌석에 운전사까지 3명이 앉아서 가려니까 불편하고 엉덩이가 아프다.
나힌까지 1시간, 비엥캄까지 2시간 반이 걸렸다.
비엥캄에서 13번 도로를 따라 타케크에 도착하니 11시 정각.
총 4시간 반이 걸렸다.
팍세행 버스는 금방 갔는지 다음 버스는 12시에 있었다.(6만낍)
아까 비엥캄에서 아침식사로 옥수수를 먹었으니 여기서 쌀국수로 점심을 먹는다.
커더란 돼지고기가 들었는 데 무지하게 질겨서 조금 씹다가 포기했다.
타케크 터미널 -- 흰색 썽태우는 내가 꽁로에서 타고 온 차,
앞쪽 버스는 깔끔하게 생겼지만 아주 느린 팍세행 버스.
카케크 터미널의 버스 시간표 - 아래는 베트남행 버스 시간표
12시 정각에 팍세행 버스가 출발을 했지만 느리기 짝이없다.
1시 45분 경 교통요지인 Xeno 에 도착했는 데 여기서 1시간이 넘게 정차했다.
3시에 출발.
Xeno 버스터미널....오른쪽에 공산당 깃발이 보이는 것이 여기가 공산주의 국가임을 알려준다.
팍세로 가는 도중의 노점에서 파는 물건들
갈길은 먼 데 한시간 걸려서 겨우 3~40 Km 를 왔다.
아무튼 밤 7시 45분에 팍세 터미널에 도착했다.
꽁로에서 팍세까지 약 520 Km 의 거리를 약13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한 것이다.
하지만 이 터미널도 시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다시 썽태우를 타고 여행자거리로 갔다.
어차피 오늘 중에 돈뎃에 가긴 글렀으니...여기서 하룻밤을 자고...
여기서 약간 나의 실수.
내일 아침에 돈뎃으로 편히 가려면 미리 여행사를 통해
여행자 버스(대개 승합차)를 예약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저 하룻밤을 지낼 곳을 찾는 데 만 골몰하다보니 그 점을 깜박했다.
다음 날 아침에 숙소 주변을 돌며 여행자 버스를 찾으니 대개 8시 출발인 데 이미 늦었다.
하는 수 없이 남부 터미널로 가서 돈뎃행 버스(?)에 오른다.
남부 터미널에서 돈뎃행 버스(?)를 본 순간 아찔했다.
이걸 타고 어찌 간단 말인가?
아마도 1.5톤 타이탄 트럭 같기도하고...
아무튼 적재함의 가운데까지 긴 의자를 놓고 자리를 모두 채운 후에 10시 쯤 출발했다.
팍세 터미널 주변
트럭인지라 속도도 그렇고..아무튼 오후 3시경 돈뎃에 도착했다.
5시간이 걸린 거다.
돈뎃 종점에서 약 5분간 걸으면 메콩강변의 부두가 나온다.
부두를 만나면 오른 쪽 강뚝 약 30 m 지점에 보트표 판매소가 있는 데(1만 5천낍/인)
그걸 모르고 그냥 덥썩 보트에 탔더니 2만낍씩 받았다.
*참고,10달러 = 8만 2천낍
돈뎃섬으로 가는 보트의 선착장
돈뎃섬을 향해서 출발....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외국인들도 많다.
돈뎃섬에 도착 후 한국인이 하는 식당(대나무 카페)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근처의 Mama G.H.(에어콘방 12만낍, 선풍기방 8만낍) 에 짐을 풀었다.
강변의 전망이 좋은 숙소들은 아주 오래 전에 자리를 잡은 집들이라서 매우 허름했지만
우리의 숙소는 아주 깔끔했다.
자전거를 빌려서 섬을 한바퀴 둘러봤는 데 조금 더웠다.
몸에 열이 조금 나고 목이 칼칼해서 저녁은 생략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갔다.
긴 여행이 무리했나보다.
내가 묵었던 마마 게스트하우스, 근방에서 비교적 깔끔했다.
시판돈에는 약 4천개의 섬이 있다는 데...이런 작은 섬들까지...
건너편은 돈콘 섬.
돈뎃섬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숙소 이웃의 대나무카페(한국식당)의 메뉴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주인도 친절하고....
다만, 윤식당을 흉내 낸 불고기 덮밥은 여러 채소랑 맛은 비슷했지만
가장 중요한 소고기가 너무 질겼다.
생고기를 준비할 수 없어서였을까?
2월 2일.
뜨거운 한낮의 태양을 피해 시원한 아침에 콘파펭 폭포에 다녀오기로 했다.
대나무카페에서 신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보트를 타고 육지로 건너가니 택시영업을 하는 툭툭이 호객을 한다.
왕복 7만낍에 폭포에서 1시간을 대기하는 조건으로 타고 갔다.
메콩강의 거대한 수량이 쏟아지는 콘파펭폭포는 역시 멋지다.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다만 입장료가 좀 비싸다는 느낌(5만5천낍/인)
콘파펭 폭포 입구
사진으로는 느끼기 어렵지만
실제로 보면 거대한 메콩강 물줄기의 위세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스님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어 보인다.
이렇게해서 콘파팽폭포를 보는 데 2명이 24만낍 들었다.(툭툭7만, 입장료11만, 왕복 보트6만)
시판돈에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볼만한 곳은 없었다.
대부분의 라오스 관광지가 그렇듯이....
힐링하러 오기엔 좀 북적이는 편이고...
이번 라오스 여행에서 그나마 제일 좋았던 곳은 꽁로....
경치도 있고, 덥지도 않고, 조용히 지내기 좋은 곳이다.
숙소 발코니에서 본 돈뎃 섬 풍경.
메콩강위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라오스 여행을 마친다.
내일은 라오스를 떠나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쳐 베트남 호치민시로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