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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 역
3월 25일 (수)
어제 오전 10시 40분 쿤밍을 떠난 열차는 약 21시간을 달려서 아침 7시 30분에 중경역에 도착했다.
미리 기억해 둔대로 역앞 10시방향의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매우 가파르고 긴 언덕 계단을 올라서...
처음엔 택시를 타려고 했는 데, 운전사가 잘 모른다.
아니 모른 척 하는지도...지도를 보여주고, 지하철 1호선 샤오센즈(少什字)역까지만 가자고 해도
모른단다.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가? (지하철 세정거장 거리)
몇번을 쉬어가며 계단을 올라서 지하철 역으로...
이 지역은 평지가 없고, 달동네처럼 구릉들 사이에 건물과 도로가 나 있다.
그래서 중경에서 살려면 다리가 튼튼해야 할 것 같다.
조천문 방향으로 세 정거장을 가서 소십자역에서 내려 머릿속에 기억해 둔 숙소를 찾아갔다.
그런데 숙소 주변이 온통 철거되어 벽돌들과 시멘트 조각들이 널려진 가운데 달랑 숙소만 남아있다.
인터넷 숙소 소개에서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명청 게스트하우스"는 지어진지 3백년이 넘는 고 건축물이다.
그래서 재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모양이다.
나무로 된 옛 건물이다보니 방도 작고, 침대도 작은 나무침대.
서양인들이라면 동양문화에 호기심도 있을테니 좋아하겠지만 나에겐 별로다.
양자강 투어를 물어보니 제법 비싸다.
양자강 투어비용은 천차만별이라서 발품을 파는 효과가 크다고 들었으니 나가서 알아 봐야지...
엇저녁 기차에서 마지막 남은 이과두주를 모두 마신 이형은 방에서 퍼져버리고
나는 감기기운에 약을 먹고, 투어를 알아보러 조천문 부두로 나갔다.
역시 여행사마다 다르다.
대형 크루즈선은 2,200원이 넘어서 부담이 되는 터라 중국인들이 주로 타는 관광선을 택했다.
이것도 2박 3일짜리와 3박4일짜리가 있는 데, 나는 중경(조천문 부두)에서 저녁 8시에 출발하는
3박 4일짜리 1등실(2인실)을 900원에 하기로 하고, 오후에 이형을 데리고 와서 계약.
어차피 장강 3협을 구경하기만 하면 되는 데 비싼 배를 탈 필요가 없지...라고 위안을 하면서...
2박 3일짜리 배를 예약하면 중경에서 출발하지 않고, 중경(조천문 광장)에서 오후 3~4시경 버스에 태워서
완저우(完州)로 가서(3시간) 저녁때 배에 승선한다.
주머니에 남은 돈이 약 3천원(54만원)정도라서 이형의 카드로 1,800원을 결제를 하려니까 잘 안된다.
크루즈 비용만 카드결제하면 그럭저럭 나머지 여정의 비용을 맞추겠는 데...
결국 현금결제를 하고 중국은행 ATM에서 2,500원을 인출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카드라도 일반은행에서는 안되고, 중국은행이나 건설은행에서 인출가능)
장강 삼협 투어 계약을 끝내고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셈으로 검색을 하니, 중경 임시정부 청사 인근에
한국식당이 있다고 한다.
겸사겸사해서 임시정부청사도 볼 겸, 지하철을 타고 한정거장 째인 쟈창커우(較場口)역에서 내렸다.
이 역의 지하엔 큰 슈퍼마켓이 있는 데, 들어가 보니 한국 식품들도 많다.
라면종류와 작은 포장김치를 샀다.
물어물어 찾아 간 중경 임시정부청사는 문이 닫혀 있었다.
관람시간(5시)가 지난 것이다.
1941년부터 해방이 될 때까지 임시정부로 있었고, 규모도 제일 크다고 하니까 의미가 있는 곳인 데...
한국식당이 여기서 해방탑 방향으로 있다고 들었는 데 못찾겠다.
택시를 타고 숙소근처로 와서 시내버스 터미널 부근의 식당에서 밥과 닭다리로 저녁식사.
식당도 깔끔하고 맛도 좋은 데,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다 먹지도 못하고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