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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오전 10시 10분에 출발하는 사할린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아침 7시경 기차역 앞에서 107번 버스를 탔다.
107번 버스 시간표(기차역)
기차역 앞 버스터미널. 오른쪽 검은색이 공항으로 가는 107번 버스
약 1시간 만에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해서 일단 체크인을 해 놓고
건물 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한대 피고 있는 데
우리와 얼굴이 같은 젊은이들이 한 무리가 큰 보따리들을 가지고 버스에서 내렸다.
조선말을 쓰고 있기에 나는 중국으로 가는 조선족들인 줄 알았더니
북한인들이었다.
일을 마치고 귀국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 훈춘을 거쳐 북한으로 가는가보다 하고 생각했는 데
평양으로 간다고 했다.
여기서 평양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는 건가?
안내 모니터를 보니 정말로 평양행 고려항공이 있었다.
정기편인지 전세기인지는 모르겠다.
공항입구에서 짐을 보안검색 중인 북한인 근로자들.
보딩 체크인을 하고 있다.
사할린 섬의 대표도시인 유즈노 사할린스크로 가는 에어로플로트 러시아항공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해서 약 한시간 남짓 비행끝에 유즈노 사할린스크 공항에 도착했다.
5월 중순인 데도 사할린 상공에 이르니 산 봉우리들마다 흰눈이 보였다.
공항은 매우 작았는 데, 도착, 수화물을 찾는 건물은 본 건물 옆에 따로 있었다.
도착승객 건물
출발승객 건물
공항입구 조형물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는 시내버스 3번,10번이 있었고
나는 10번 버스를 타고 구글지도를 보면서 쉽게 예약한 숙소인 L.V.호스텔을 찾아갔다.
블라디보스톡과 달리 이곳의 시내버스는 대체로 신형 버스로 깔끔했다.(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L.V.호스텔 입구(사람이 서 있는 곳)
이곳 아파트들은 콘크리트 조립식으로 만들었나 보다.
호스텔은 아파트 1충의 일부를 개조해서 만든 것인 데(큰 도로의 뒷편)
실내도 깔끔하고 스탭들이 아주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주방도 잘 되어있었는 데 여행객은 별로 없고
이 지방에서 일을 하는 듯 한 3~40대 남자들이
도미토리에서 숙식을 하는 듯 했다.
서로 말은 안 통하지만 매일 아침저녁으로 주방,식당에서 만나니 친해졌다.
내가 수산물 시장에서 사 온 킹크랩을 나 혼자서는 다 먹을 수 없으니 같이 먹자고 했더니
처음엔 사양하다가 4명이 같이 먹고 더 친해졌다.
얼핏보기엔 친해지기 어려워보이는 러시아인들 이지만 의외로 친절하고 또 생활도 건전해 보였다.
저녁에 주방식당에 모여도 술을 마시는 사람도 없고, 티비를 보거나 체스같은 게임을 하며
저녁시간을 보내곤 했다.
호스텔 내에서는 금연이지만 바로 현관문만 열고 나가면 문 앞 발코니에서 피울 수 있고
또 호스텔 내에서 금주라서 주방겸 식당에서 같이 술 한잔도 못했지만
방안에서 마시는 것 까지는 뭐라하지 않았다.
짐을 풀어놓고 시장을 찾아갔다.
고려인들이 시장에 있을 줄 알고....
하지만 전에 티비에서 봤던 그런 시장은 이제는 없었다.
모두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기 때문에....
내가 사할린에 오기 전에는 이곳이 낙후되고,
낡은 아파트들이 드문드문 있는 황량한 곳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 보니, 도로도 넓고 건물들도 깨끗하고 한창 개발이 진행되는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 느낌을 숙소의 러시아인들에게 이야기하니
푸틴이 대통령이 되고 난 후 사할린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살기가 나아졌다고 한다.
시장을 찾아 헤매다가 고려인들은 못보고 수산시장에서 킹크랩을 한마리 사왔다.
키로당 600루블인 데, 1.5 키로짜리 한마리를 샀다.(900루블,- 약 만8천원)
블라디보스톡에서 제대로 맛을 못봤으니까...
좀 작은 것 아닐까 하고 염려했지만 안먹는다는 이형을 빼고
러시아인 4명과 푸짐하게 먹었다.
이 근처에는 특별히 볼만한 곳이 없고 좀 멀리 가야 경치다운 것을 볼 수 있다는 데
호스텔 직원을 통해 투어회사에 문의를 하니 비수기라서 그런지
매일 투어를 떠나는 게 아니고 출발하는 요일이 따로 있었고,
불행히도 우리 일정과 맞지 않아서 포기했다.
다음 날 아침에 시가지 바로 뒤에 있는 스키장에 가서
곤돌라를 타고(300루블) 산위에 올라 시내 전망을 보았다.
곤돌라를 타는 곳은 종합운동장의 뒷편에 있는 데
운동장 옆을 지나다보니 온동장의 공터에서 우리나라 유치원생쯤 되어보이는
어린아이들이 자전거를 배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안전장구도 모두 갖추고...
내가 유심히 본 것은 배우는 어린아이들보다 지도하는 어른(선생)들이 더 많다는 거.
어린 아이들에대한 투자가 이렇게 많으니 나라의 미래도 밝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키장에서는 시내는 물론이고 멀리 남족에 바다도 보였다.
정상 주변에는 아직 남은 눈들도 보였고...
유즈노 사할린스크 시내 전경.
운동장 아랫쪽에 T-34탱크가 서있는 박물관이 있고
그 옆에 예쁜 동방교회 성당이 있다.
산에서 내려와서 산 위에서 보았던 남쪽바다에 있는 항구도시 카르샤코프로 향했다.
시내에서 115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135루블)
이 항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패망한 일본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
이곳에서 배를 탔다는 데
당시 조선인들은 배에 태워주지 않아서
많은 조선인들이 이곳에 남아 고생하다가 죽었다고 한다.
그 분들을 기리는 위령탑이 항구를 내려다보는 언덕위에 있다.
카르샤코프 항구
조선인 위령탑
버스종점 부근에서 우연히 노점을 하는 고려인들을 만났다.
고추 모종 몇개를 내놓고 파는 할머니와 김치를 몇개의 병에 담아놓고 파는 아주머니 한 분...
유즈노 사할린스크에서는 고려인들 장사하는 분들을 못봤다고 하니
아직은 철이 안됐고 조금 더 있다가 채소가 나올 때 쯤이면
재배한 채소들을 가지고 나올 거라고 하신다.
5월20일.
오늘은 하바롭스크로 가는 날인 데
비행기가 오후 5시에 있으니 시간이 남았다.
어제는 남쪽 바다를 봤으니 오늘은 북쪽 바다를 보기로하고
112번 버스(20분 간격)를 타고 도린스크까지 가서 다시 116번 버스(2시간 간격)를 타고
스타로두브스키로 갔다.
여기는 정말 사할린답게 황량했다.
바닷가는 거친 찬바람이 불어와 물결이 일으니 바닷물 색깔도 혼탁하고
떠밀려온 쓰레기와 나무조각들이 해안가에 가득했다.
어떤 사람들은 거름으로 쓰려는지 밀려 온 나무조각들을 자루에 담아가고 있었다.
바람이 차가워서 정말로 사할린에 온 기분이 들었다.
추웠다.
숙소로 돌아와서 가방을 챙겨서 공항으로....
오후 5시 40분에 사할린을 출발해서 6시에 하바롭스크 공항에 도착했다.
20분만에 도착한 것이 아니고, 1시간 20분이 걸린다.
하바롭스크와 사할린사이에는 1시간의 시차가 있으니까....
비핼기에서 본 유즈노 사할린스크 시내와 스키장.
하바롭스크 근처의 아무르강...
무지무지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