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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일)
아침 조식은 밍스산장 리조트에서 제공한다기에
대강 일반 호텔의 조식부페수준을 기대하고 갔더니 이건 횡재다.
조식치고는 너무 과하게 좋은 음식들이 즐비하다.
평소에 적게 먹는 나지만 오늘은 좀 과하게 많이 먹어두었다.
호텔값 216원이 하나도 아깝지않다.
8시 30분 경, 숙소 앞에서 덕천폭포행 버스에 탔다.
내가 알기로는 대신터미널에서 덕천폭포행 첫차가 8시 출발인 데
30분만에 이곳에 도착했을 것 같지는 않고...중간 마을에서 출발한 걸까?
아무튼 베트남 국경이 가까워지는 곳에 이르니 주변경치가 매우 좋다.
신선들이 사는 세상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는 것은
지난 번에 왔을 때 느꼈던 것과 같다.
그런데, 덕천폭포 주변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모든 차량이 덕천폭포 주차장까지 갈 수 있었는 데
지금은 폭포에 가기 전 약 10km지점에 거대한 건물과 주차장을 만들어놓고
입장권을 팔고 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노선버스는 이곳을 통과해서 덕천폭포까지 가지만
일단 차에서 내려서 입장권은 사야한다.
버스에서 입장권 판매창구까지는 제법 멀지만 운전기사는 친절하게기다려 줄 뿐만 아니라
버스차장 아줌마는 직접 따라와서 매표소 방향을 알려주기도 한다.(건물이 매우 크니까)
입장료는 40원(시니어 할인)
덕천폭포 주차장에 도착해서 가방을 기념품가게에 맡기고(10원)
폭포를 보러 갔다.
예전에는 없던 입구대문도 있고 나무계단과 조망대를 개선한 것이 보인다.
물이 좀 적어서 약간 실망이지만 그런대로 멋지다.
강 건너쪽은 베트남
베트남사람들이 국경에서 노점을 하는 곳은 여전하고...
이들은 왜 모든 가게들이 거의 같은 물품을 파는지 모르겠다.
가게별로 특색있는 상품을 팔면 더 나을 것 같은 데....
경계비의 앞뒷면.
청나라 시절에 세웠다는 경계비는 3년 전에도 땜질을 한 흔적이 있었는 데
다시 추가로 시멘트를 붙여놓은 모양이 안타깝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의 소행이겠지만 그래도 역사적 기념물인 데...
3년 전의 비석
폭포가 한눈에 보이는 정자로 올라갔다.(일반인 출입금지)
옛날 사람들이 올라갔던 길이라서 숲 사이로 돌계단이 아직도 건재하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전망대로 쓰이지 않기 때문에 거의 폐허수준이고
주변의 나무가 자라서 좋은 경관을 가려주니 기대는어렵다.
이곳에서 징시(靖西市)로 가서 꾸이저우(旧州)를 보려고 했는 데
함께갔던 이형이 가는 도중에 통린대협곡이 있다는 데 한 번 가보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지도상에는 덕천폭포에서 그 방향으로 도로가 표시되어 있어서
쉽게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 데 노선버스는 없고 자가용 택시만 있다.(150원을 부름)
가방을 맡겼던 가게 여주인에게 가는 방법을 물으니 직접 가는 것은 없고
3번을 갈아타야 한다면서 종이쪽지에 각 행선지별로 한자로 써 주었다.
다행히 가는 곳마다 쪽지를 보여주니 버스와 승합차가 바로바로 이어졌고
이어질 때마다 버스기사와 차장이 다음 차 운전사에게
이 사람들은 통린대협곡으로 가는 한국인이라고 인계를 해주니,
어디서 내려야할지 걱정할 필요도 없이 무사히 도착했다.
요금은 매번 10원씩.
통린대협곡 입구광장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노점 아줌마에게 가방을 맡기고
협곡 진짜입구로 걸어갔다.
이정표에 입구까지 1.5km라고 써 있었으니 이정도 쯤이야...하고...
그런데 걸어보니 제법 멀다.
어쩐지 입구광장에서 어떤 호객꾼이 자가용택시를 권하더라니...
입구에서 매표소까지도 또 수백미터....
약 1.5km를 걸어서 이곳에 도착
여기가 끝이 아니다.
다시 저 아래까지 가야 매표소를 만난다.
입장료는 90원.(시니어 할인)
90원이면 적지 않은 금액인 데...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고 의심을 하며
협곡 안으로 들어갔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한참 걸어내려가니 무성한 아열대 숲속에
동굴이 있고 동굴바닥엔 물길도 있다.
바닥을 조금 더 걸으니 어마어마하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나타났다.(높이 188m)
다시 되돌아서 나오는 길도 동굴이다.
이 동굴을 지나 계곡출구로 나온다.
광장에서부터 많이 걸었기 때문에 다리가 많이 아팠지만 돌아가는 길에는
입구까지 셔틀버스가 데려다 준다(20원).
예상하지 못했던 좋은 경치에 입장료 90원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씽이의 마링허 협곡이나 은시의 대협곡보다 멋진 곳 같다.
다시 입구 광장으로 와서 이곳에 함께 있는 구룡산을 갈까 하다가
포기하고 맡겨 둔 가방을 찾아서 징시로 가기로 했다.
지금생각하니 후회가 된다....구룡산도 가 볼걸..(아주 가까운 데...)
길가에서 징시행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니, 지나가던 트럭도 갑자기 서서 태워주겠단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100원을 달라고...어림없지....
약 40km의 거리니까 그럴만도 하지만 자리도 불편하고 돈도 아깝다.
잠시 후에 다른 승용차가 와서 서더니 두명에 30원에 간단다.
오케이!
이 사람은 집이 징시에 있고 직장이 이곳이란다.
퇴근길에 30원(기름값)이라도 벌어서 좋고, 우리는 편하고 값싸게 이용해서 좋고...
가는 도중에 쌀가게를 하는 자기 아내도 태웠다.
징시시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내려 명랑주점이라는 호텔에 짐을 풀었다.
1박에 100원...방은 깔끔했다.
조식이 포함되긴 했지만 아침에 보니 그저 그렇다.
교통편 연결이 쉽지 않으므로 이곳에서 2박을 하기로 한다.
다음날...
간단한 조식을 먹고 꾸이저우로 향항다.
호텔에서 가는 방법을 물으니 재물(財物)광장이라는 쇼핑센터 부근에서
버스가 출발한다고 한다.(약 20분 간격,4원)
노선번호는 없고 꾸이저우( 旧州)라는 행선지가 표시되어 있다고 한다.
한참을 걸어서 찾아가 보니 실제로는 재물광장까지 찾아 갈 필요없이
성서로(城西路)아무데서나 기다리다가 버스가 지나갈 때 세우면 되는 거 였다.
꾸이저우에 도착해서(시내에서 약 8km) 마을 입장료 25원을 내고 마을을 둘러본다.
마을 집집마다 수공예품을 만들고 있었고 관광객에게 팔기도한다.
해바라기와 기타 꽃을 가꾸는 밭도 있는 데 지금은 겨울이라서 황량하다.
대강 둘러보고 근처의 다른 경치(鹅泉风景区)도 갈까하다가
날씨가 흐리고 곧 비가 내릴 듯 해서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징시 주변에는 이외에도 볼만한 관광지가 많은 데
넉넉한 시간을 두고 보면 될 듯하다.
鹅泉风景区(안내판 사진)
우리는 덕천폭포를 거쳐서 오느라고 여러번 버스를 탔지만
징시에도 고속철도가 연결되니 난닝이나 기타 다른도시에서 온다면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거리의 이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