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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일(토)
토론토 공항 인근의 트래블롯지에서 새벽 4시에 기상했다.
4시 40분에 모두들 호텔 로비에 모임.
우리를 공항으로 데려다 줄 셔틀버스는 정확히 5시에 왔다.
이 버스는 트래블롯지 전용이 아니고 공항인근의 햄톤 인과 또 다른 호텔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돌아 올 때는 도착층 (1층)C-22번 기둥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알려준다.
심야시간대는 30분간격, 그 외 시간에는 20분 간격으로 운행...물론 공짜다.
West Jet 카운터에 가니 흑인 아가씨가 아주 친절하게 체크인 수속을 (Kiosk 에서)해준다.
해월형님의 짐도 부치고...(C$ 28-)
돈이 약간 들더라도 짐을 부치길 잘했다.
칼이나 음식을 가져갈 수 있었으니까...
저가항공이지만 웨스트젯은 음료수도 주고 간단한 비스켓도 준다.
물 한모금도 안주는 에어 아시아와는 다르다.
기내에서 일행 중의 한사람은 쉴새없이 떠들었는 데...
여행을 많이 한 사람과 함께 다닐때에는 말 많은 사람을 피해야한다.
잘난 척하고 앞서 나가는데는 정말 피곤하다.
약 4시간의 비행끝에 에드먼튼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옐로나이프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하는 데, 약 2시간의 대기시간이 주어진다.
나는 혼자 공항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한대 피우고, 점심으로 무슨무슨 Wrap을 사서 먹었다.(4달러)
다시 비행기를 타고 약 1시간 40분을 날아서 옐로나이프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계속해서 창밖을 주시했는 데 구름이 잔뜩이다.
오늘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
오로라 예보에 의하면 오늘밤 강한 오로라가 나타날 듯 한 데, 구름이 많으면 곤란하겠지?
비행기에서 내리니 눈발까지 날린다.
오후 1시, 예정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공항에서 택시 2대에 나누어 타고 숙소인 Coast Fraser Tower로 이동했다.
처음 계획은 옐로나이프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2대(8명이니까) 빌릴 생각이었는 데
어차피 첫날은 오로라빌리지 투어를 할 예정이니까 차가 필요하지 않을테고,
다음 날 빌려도 충분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에드먼튼에서 환승대기 중에 숙소에 전화를 걸어서 공항픽업이 가능한지를 물었더니
그런 것은 없고 택시를 타고 오라고 한다.
나중에 보니 데이즈 인이나 다른 호텔들은 공항셔틀이 있었는 데...
그래서 택시로 이동....요금 18달러.
숙소는 그런대로 좋았다.
우리나라의 콘도와 비슷하다....주방시설도 있고...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관계로, 준비가 된 2실을 먼저 체크인하고 4시쯤 나머지 2실도 체크인.
당초,여기에서 3박을 하려고 예약을 했었는 데, 우리 스케듈을 하루 앞당기고 보니 그 날짜엔 방이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선 1박만 하고 나머지 2박은 Days Inn을 예약했다.
체크인 후 오로라빌리지에 전화를 걸어 투어를 신청하려 했더니
당일 예약은 안된다고 하루 전에 예약을 하란다.
하는 수 없이 프론트의 아줌마가 추천한 오로라 헌팅 투어에 참가하기로 했다.(c$100-/인,세금포함)
오로라 헌팅 투어는 한곳에서 오로라를 보는 것이 아니고 차량을 이용해서 2~3곳을 이동하며 보는 것이다.
프론트의 아줌마에게 "지금 저 밖에 구름이 저렇게 많은 데 오로라를 볼 수 있겠어요?" 했더니
"밤이 되면 구름이 걷힐 거야..."하신다.
정말로 오후 4~5시가 되니까 구름이 점점 걷히더니 밤이 되니까 별이 총총 떴다.
시내 중심의 YK마트에서 연어를 사서 연어회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 9시 40분에 투어차가 왔다.
첫번 째 들린 곳은 시내 북쪽으로 조금 올라간 곳....보트 런칭 포인트(차에 끌고 온 보트를
호수에 띄어 넣는 곳)
10시 조금 지났는 데 첫번 째 장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강한 오로라가 창밖으로 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엔 역부족이지만 차체에 기대어 움직이지 않게 조심하면서
약 10초의 타임을 주며 사진을 찍었다.
두번 째 장소는 약간 먼 곳인 데(시내에서 약 30분 거리, 오로라 빌리지 입구에서 조금 더 지나 감)
역시 호숫가의 작은 공원.
세번 째 장소도 두번 째 장소에서 약 5분 거리의 호숫가 공원.
오로라 헌팅 장소는 주로 호숫가 이다.
아마도 호수에 반영 된 오로라 사진이 멋있으니까?
나는 다음 번엔 오로라 투어(매우 비싼편에 속한다)에 참가하지 않고 내가 직접 다닐 생각으로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이용해서 오로라 헌팅장의 위치를 확인해 두었다.
날씨가 제법 차갑다.
손이 시렵고....
일행들은 컬러풀한 오로라를 기대하고 왔다가 구름같은 것만 보이자
실망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대부분의 오로라는 흰 구름처럼 보이는 데, 사진으로 찍으면 푸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본 오로라 사진과 같은 오로라를 기대했다간 실망하기 일쑤....
간혹, 재수 좋으면 컬러풀한 오로라가 나타나기도 한다)
오로라를 감상하는 것은 컬러도 중요하지만 거대한 자연현상을 신비롭게 생각하며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새벽 2시 반이 되니 매우 졸려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계속 잤다.
숙소에 도착해선 그대로 침대로 향했지만 잠은 잘 안 온다.
10월 2일(일)
원래 숙소를 예약할 때(부킹닷컴) 조식 옵션이 없었지만 대부분의 다른 호텔들처럼 이곳에서도
간단한 조식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데이즈인으로 이동했다.
여기서도 이른 시간이라서 체크인은 오후로 미루고 짐만 맡겨놓고 근처의 베트남식당에서
쌀국수 점심을 먹고 마트구경을 하다가 오후 2시에 체크인을 했다.
엇저녁에 본 오로라에 실망했는지, 더 이상 오로라는 보지않고 에드먼튼의 조카네에 가겠다는 일행이 있어서
공항에 함께 가서 오후 4시15분에 떠나는 뱅기표를 사 주었다.
Days Inn의 주방이 있는 2인실은 길건너 별관에 있는 데, 침대가 하나뿐인 관계로 우리 남자들이
쓸 생각이었는 데 어느 여성분이 자기가 쓰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몇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본관으로 오겠다고 하니 그게 어디 맘대로 되는 일인가?
다른 사람들은 오로라투어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일행 중 한분은 오로라를 또 보고싶어 하길래
오로라 원더랜드(공항에서 만났었다)에 나를 포함 2명 투어를 신청했다.
하지만 저녁 늦게까지 눈비가 오는 바람에 전화를 걸어 취소.
일행들 모두 별관에 모여서 고기를 구워먹고
긴긴 밤 잠만 잤다.
10월 3일(월)
새벽 5시에 기상.
밤새 눈이 내려서 쌓였다.
숙소 입구로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데 원주민 한명이 오더니 담배를 한대 달란다.
한참 후, 다시 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갔더니 또 다른 한명이 담배를 달래서 줬다.
원주민들의 삶이 궁핍한 모양이다.
오후에도 또 한명...
저녁무렵에 만난 4번 째 사람에겐 "노~"를 외쳤더니 뭐라고 주절주절...
오전 11시 50분에 공항셔틀을 타고 공항에 가서 7인승 렌트카를 빌려왔다.
한사람이 에드먼튼으로 갔으니 인원이 딱 맞는다.
1일 렌트비용은 보험료 포함 127캐나다 달러.
다만 1일 주행거리가 50km로 제한되고 초과하면 km당 30센트가 부과되는 데
100km를 초과해봤자 30달러니까 큰 부담은 아니다.
차를 빌렸으니 드라이브를 해야겠지?
1시 40분 부터 올드타운을 중심으로 드라이빙을 했다.
여자 일행들은 참 좋아했다.
내가 볼 때는 그저 그런 데...
확실히 여자와 남자는 여행의 취향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한바퀴 돌고나서 내가 4년 전에 머물렀던 Nawal B&B를 찾아갔다.
캐시 아줌마가 반겨주신다.
전보다 좀 늙어 보인다.
그리고는 그저께 갔던 첫번 째 투어장소에 가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낮잠 한 숨 자고 밤 9시에 오로라헌팅 투어를 했던 곳을 차례로 찾아갔다.
세번 째 장소에서 오로라를 보다가 각도가 좋지 않아서 다시 두번 째 장소로 가는 도중에
아주 멋진 오로라가 나타나서 길가에 차를 세우고 오로라 삼매경에 빠졌다.
이번에는 육안으로도 붉은 빛이 보였고, 요란스레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내가 4년 전에 본 오로라는 이에 비하면 오로라도 아니다.
첫날 오로라에 실망했던 일행들도 모두 감탄을...
어설프게 사진을 찍는다고 하다가 아까운 찬스를 잃을 것 같아서 사진은 안찍고 눈으로 마음에만 담았다.
몸이 아파서 숙소에 남은 한사람에겐 좀 미안했다.
아주 멋진 장면들은 못찍었다. 눈으로만 보느라고...
이후로는 오로라가 약해져서 밤 11시쯤 숙소로 돌아왔다.
에드먼튼에 간 일행 한분은 보스톤에서 친구들과 합류하기 위해 헤어지겠다고 전갈을 보내와서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느니 내가 공항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제안했다.
저녁은 사발면 우동에다 낮에 주점에서 산 작은 위스키(내 위스키는 토론토의 차안에 두고왔으니)를
곁들여서 먹고 푹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