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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중국에서 베트남으로...(난닝에서 하노이)중국여행 2022. 11. 1. 11:55
난닝에서 국경(우의관) : 150 km , 우의관 --> 하노이 : 160km.
8월 21일 (목)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체크아웃 준비.
숙소의 삐끼아줌마는 첫날만 봤기 때문에 보증금을 어디가서 받을까 하고
잠시 걱정을 했었지만 다행히 로비에 있는 당직(?)이 보증금을 보관하고 있었다.
랑동 터미널에 8시 도착.
우선 엇그제 맡겨놓은 배낭을 찾으러 갔다.
관리인 아줌마가 내 가방을 내 주면서 뭐라고 하는데 보니까 가방에 구멍이 뚫려있다.
이런!
가방을 열어보니 계림에서 오는 버스에서 받았던 빵이 부스러기 한개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비닐로 포장된 빵인데 냄새가 났었나보다.
귀신같은 놈...
어차피 가방이 약해서 이번 여행만 끝나면 안쓰려고 했던 것이지만...
9시 정각에 하노이행 버스 출발.
승객은 10 여명...
출발 전에 운전사가 물,빵, 사과를 하나씩 나눠줬다.
도중에 한번 쉬고 12시 20분경 국경에 도착.
국경에 도착하니 운전사가 목에 거는 표찰을 하나씩 나눠주고 중국버스는 여기서 임무 끝.
이 표찰을 걸고 다니면 국경지역에서 운행되는 전동카를 무료로 탈 수있고
베트남측 하노이행 버스표로 사용된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환전상들이 달려든다.
남아있던 217원을 모두 환전하니 77만동...(약 38,000 원)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 든다.
여기서 전동차를 타면 4~5백미터쯤 떨어진 중국측 출입국사무소로 가는데...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한대뿐인 전동차 1대(정원 13명)가 왕복하는데 2~30분이 걸리는데다
모처럼 온 전동차도 새치기의 명수인 중국인들 때문에 놓치고...
걸어서 가기로 맘을 먹었다.
실제로 걸어가 보니 별로 멀지 않다.
괜히 쓸데없이 전동차타고 가려다 시간만 뺐기고...
도중에 옛 국경건물인 우의관이 보인다.
우의관( 友谊关 )
핑샹시[凭祥市]의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대에 있는 관문으로 중국 9대 명관(名关) 중 하나에 속한다. '지링관[鸡陵关]', '제서우관[界首关]', '다난관[大南关]', '전이관[镇夷关]'이라고도 한다. 험준한 지형과 웅장한 건축미 때문에 '천하제이관(天下第二关)이라고도 불린다. 주변 명소로는 성루, 전시실, 프랑스식 건축물인 광시취안볜두이쉰수[广西全边对讯署], 쭤푸산전관[左辅山镇关], 여우푸산[右辅山] 옛 성벽 등이 있다. - (두산백과).
대부분의 출국자가 중국인들이다보니 중국측 출국심사는 금방금방 도장을 찍어서
내보내는데...
베트남측 입국장은 긴 줄이 서 있었다.
전동차를 기다리는데 약 50분 소비하고
베트남 입국에 약 40분을 까먹은 바람에 2시쯤 되어서 국경을 통과.
그래서 버스가 있는 곳으로 전동차를 타고 왔는데...
여러대의 같은 색깔의 버스 중에서 사람이 제일 많이 탄 버스에 올랐다.
그래야 빨리 출발할테니까...
목걸이 표찰도 반납하고...
그런데...침대버스...
서 있는 4대의 버스중에 한대를 제외하곤 모두 침대버스였다.
그런가보다 했다.
이때, 조금 의심을 가지고 물어봤어야 했는데...
잠시 후 출발을 했는데 물도 한병을 주고 이불도 나누어준다.
서너시간만 가면 되는데 왠 이불을?
침대버스는 무조건 주나보다...
어디에나 있는 백양목
2시 20분에 출발.(베트남시간 1시 20분, 이후 시간은 베트남 시간)
한시간 반쯤 달린 후에(약 80 km 지점) 어느 식당에서 점심으로 옥수수를 사먹고...
하노이로 가는 이 도로는 아시안 하이웨이 1번( AH-1 )이지만 중국의 도로와는 달리
고속도로가 아니다.
그냥 꼬불꼬불한 2차선 도로를 시속 약 5~60 km 속도로 달린다.
호치민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어디쯤 왔냐? "
호치민 공항으로 마중을 나오겠다고 했는데 나는 아직 비행기표도 없으니...
오늘중으로 호치민에 갈 수나 있을런지...
" 하노이까지 15 km 남았다"
나는 길가의 이정표를 보고 답장을 날렸다.
와이파이도 안되고, 데이터도 껐으니 짧은 문자로 하는 수 밖에...
하노이에 거의 다 와서 시내로 가려면 홍강 다리를 건너가야 하는데
(2년전에 하노이에 와봐서 안다)
버스가 다리를 건너지 않고 인터체인지에서 남쪽으로 향한다.
"남쪽에있는 다른 다리로 건너려는 걸까?"
그런데 한참을 가도 다리가 보이질 않는다.
급히 휴대폰을 꺼내서 지도의 현위치를 확인해보니 하노이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대형사고!
얼른 운전사에게 갔다.
" 이 버스 하노이로 가는 거 아니냐?"
운전사도 놀라고, 같이 가던 가이드(?)같은 사람도 깜작 놀란다.
그들은 단체로 어디론가 가는 중국인들...
어쩐지 아까 그들이 내일 아침 8시에 도착하니 어쩌니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 얘기가, 하노이에 도착 후 다른 차를 타고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이야기인 줄 짐작했었다.
놀란 운전사와 가이드는 나더러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를 잡아서 타고 가란다.
그러면서 운전사는 길옆에 차를 세우고 짐칸의 내 배낭을 꺼내어 들고
도로 중앙분리대로 갔다.
운전사가 지나가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지만
허허벌판의 고속도로처럼 생긴 4차선 도로 중앙에서 쌩쌩 달리는 차를 세우기란 어려운 일.
나는 운전사를 일단 돌려보내고 중앙분리대를 넘어 길을 건너갔다.
그리고는 기를쓰고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염치고 체면이고 없다.
마침내 택시 한대가 서 주었다.
차 안에는 이미 한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고...
" 하노이 얼마? " 영어로 물었다.
하노이 택시 기사들은 약간의 영어가 통한다.
" 2십만 동 "
" 무신말씀을.... 십만동..."
" 오케이.."
다행이다. 2년 전, 하노이 택시에게 왕창 바가지를 썼던 쓰디쓴 기억이 남아있는데...
택시를 타고 가면서 또 다른 생각을 했다.
호치민행 비행기표를 하노이 시내에서 살까?(조금 싸게 살 수 있을테니..)
아니면 이대로 공항으로 가서 살까?
시내에서 사기엔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택시기사에게 넌즈시 물었다.
" 공항까지는 얼마?"
" 50만동..."
나는 대략 20달러 정도면 가려고 했다.
" 30만동 어때? "
그는 안된다고 잡아뗀다.
최소한 35만동(17 달러)은 받아야 한다고...
오케이...
먼저부터 타고 있던 손님을 하노이 시내에 내려주고 공항에 도착하니 6시 40분.
하노이 공항은 확장공사를 하는 건지 공항 부근에 큰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일본이 지원을 하는 듯...
베트남 저가항공사인 Vietjet 카운터는 이미 문이 닫혔고...
또 다른 저가 항공사인 Jetstar 카운터에서 8시 20분 발 비행기표를 구입(100달러)하고
카운터의 전화로 호치민에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착시간을 알려주었다.
약 2시간의 비행...
친구는 스쿠터를 몰고와서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따라 강남에 간다더니...
나야말로 친구따라 강남에 온 거다.
아니라면 시안에서 텐진을 거쳐 배를 타고 벌써 한국에 갔을텐데...
친구의 스쿠터 뒷자리에 매달려서 숙소로....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들어오면 금방 달라지는 풍경 -
그 많던 한자 간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갑자기 다른 세상에 온 느낌.
그리고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은 오토바이들...엔진소리...
중국에도 오토바이등은 많지만 거의 다 전기 오토바이라서 소리없이 다가오는데...
※ 사실상 오늘로서 이번 여행은 끝이 난 셈이다.
호치민에서는 그냥 쉬려고 마음먹었으니까...
약 40 일간 너무나 먼 거리를 이동했다.(대략 1만 5천 km...)
대부분을 기차나 버스등 대중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에 구간에 따라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비포장도로인 울란바타르에서 바얀울기까지의 46시간과 울기에서
중국 국경까지의 22시간이 힘은 들었지만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나름 즐겼다면,
시안에서 계림까지 27시간 잉쭤좌석 기차이동은 다시 생각도 하기 싫을만큼 힘들었다.
어차피 고생하려고 나선 길이었다.
사서 고생하는 것은 강요당한 것이 아니고 내가 기꺼이 선택한 것이다.
뱃살도 뺄 겸...
뱃살은 확실히 빠졌다.
담배도 줄었다.
(귀국 한달만에 거의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지나고보니 힘들었던 기억도 거의 없다.
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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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리라가 거기에 있었다는 기억만을 간직한다.
총 비용:
카드결제 : DBS페리, 러시아철도, 항공권, 러시아 국내 : 약 970,000.-
ATM 인출 : 700,000.-
현금 : $ 700. + 5,000 위앤. 약 1,600,000.-
비용 합계 : 약 3,2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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