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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목)
아침 5시에 기상.
6시에 시드니 공항으로 출발.
브리스번으로 가는 콴타스 항공기는 아침 07:05 출발, 08:35분 도착이다.
이른 아침이라서 호텔에서 아침을 못 주니까 도시락이라고 싸 주었는데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도시락을 까보니, 우유와, 시리얼, 쥬스등이었다.
보리 시리얼은 건강에 좋아보이긴 했지만 맛은 정말 없다.
비행기를 타고 보니 기내에서도 똑같은 기내식이 나왔다.
브리스번 공항에 도착해서 이곳 가이드를 만나보니 조금 안심이 된다.
오는 도중에 이곳의 가이드는 제발 시드니 가이드보다는 낫기를 바랬으니까...
박 아무개인 이곳의 가이드는 40대 중반으로 첫 인상은 좀 그랬지만
벌써 말하는 것 부터가 다르다.
왠지 좋은 여행이 될거라는 느낌이었고 이 느낌은 여행의 끝까지 이어졌다.
첫 코스는 와이너리와 반딧불 동굴투어.
공항을 빠져나온 버스는 퀸즈랜드주의 수도인 브리스번 시내를 관통해서 골드코스트쪽으로 향했다.
고속도로의 표지판을 보니 이곳에서 시드니까지의 거리는 거의 1,000km에 가깝다.
골드코스트에 거의 다 와서 버스는 산속으로 올라간다.
길옆에 코알라 그림이 있는 운전주의 경고판이 있는 걸 보니 가끔 나타나기도 하는가보다.
해발 5백여 미터의 산능선에 자리한 시다크릭 와이너리에 도착했다.
오는 도중에 멀리 산아래로 골드코스트가 보였다.
와이너리엔 식당과 와인 시음장, 연못, 반딧불 동굴등이 함께 있는데, 도착하자 마자 와인 시음부터 했다.
다섯 종류의 와인을 아주 조금씩 마셨는데도 약간 취기가 오른다.
그 중에서 내 맘에 드는 와인은 한가지 뿐 이었다.
와인을 시음 후 같은 건물에 있는 식당에서 스테이크로 점심식사...(호주에 와서 여러가지 스테이크를 맛본다)
이곳에는 아름답게 가꾸어진 연못도 있고, 무슨 도마뱀같은 것이 뜰에 여러마리가 보이는데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쪽편에는 울창한 숲속에 인공으로 조성된 반딧불 동굴이 있는데 glow worm이라는 이 곤충 애벌레는
먹잇감을 빛으로 유인해서
미리 쳐놓은 거미줄에 걸리도록 한 후 잡아 먹는다고 한다.
동굴내에는 약 6,000 마리를 기르고 있다고 하는데,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같다.
빛을 보면 죽는다고 해서 사진촬영 금지.
반딧불 동굴 입구
와이너리가 있는 능선동네에는 마운틴 탬버린 예술가 마을이 있는데 도로변이 아름답게 조경되어 있고
수작업으로 만든 기념품들도 많이 있었지만 시간때문에 살짝 둘러 봄.
산동네를 내려와 골드코스트에 와서는 먼저 씨월드(Sea world)로 갔다.
물과 함께 놀기 좋은 곳.
각종 고기들, 펠리컨,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공룡, 상어,가오리, 돌고래 쑈, 물개쑈, 제트스키 쑈 등등...
나와 아내는 헬기를 타기로했다.
이제까지 헬기는 한번도 타 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타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비싸니까..)
헬기투어 요금은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나는 제일 저렴한 5분짜리(69 달러)를 택했다.
5분이라는게 짧은시간 같지만 실제로 타보니 그다지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
즐기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헬기에서 보는 경치는 아주 좋았고, 그것은 경비행기를 탔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물론 헬기가 훨씬 낫다)
헬기에서 본 골드코스트
씨월드에서 나와서 골드코스트에서 제일 높은(퀸즈랜드주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라서 Q1(큐원)이라고 부른다)
건물의 스카이포인트로 갔다.
87층짜리 건물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도 가관이다.
총길이가 70 km로 세계에서 제일 긴 백사장인 골드코스트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약 260 km에 달하는 수로들과 거기에 접해서 지어진 조금 비싸보이는 water front house들...
하지만 먼 곳에 있는 집들은 보트를 이용해서 도심으로 오거나 먼 바다에 나가려면
시간이 꽤 많이 걸릴거라는 쓸데없는 걱정도 해본다.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오늘의 잠자리인 아웃리거호텔에 도착했다.
그런데 호텔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고, 소방차가 와 있고, 알람소리가 요란하다.
소방차가 한대 또 오고...
나중에 알고보니 어떤 젊은친구가 술마시고 화재경보를 눌렀나보다.
그 바람에 승강기 운행이 중지되어약 30여분을 기다렸다가 입실했다.
12층인 우리방에 들어가니 여행사에서 제공한 과일접시와 샴페인이 한병 있었다.
바람이 솔솔부는 전망좋은 발코니에 나가서 느긋하게 샴페인을 마시니...그래! 이 맛이야!
10월 4일(금)
구름 한점없이 맑은 날씨.
이곳은 년중 300일 이상 맑은 날씨라고 한다.
오늘은 게잡이 하는 날이다.
버스를 타고 약 40여분을 남쪽으로 달려서 Tweed head 라는 곳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게잡이 배가 8시에 출발을 하는데 우리 팀 외에 다른 한국인 팀 하나와, 중국인 팀 하나,
그리고 서양인 한팀이 함께 승선을 했다.
선착장 주변에는 물고기들이 많이 있어서 빵조각을 던져주면 잘도 받아 먹었다.
이곳 물가에도 별장같이 이쁜 집들이 있었고 골드코스트의 집들보다는 매우 싸다고 한다.
(여기로 이사올까?)
게잡이 배는 맹그로브 숲 사이로 난 수로를 따라 이동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게잡이 통발을 9개
(선내 테이블 숫자만큼) 던져놓고 조금 더 올라갔다.
얕은 물에 배를 세워놓고 희망자에 한해서 배에서 내려 낚시미끼용 새우를 잡았는데
그리 잘 잡히지는 않는다.
약 30분간 새우를 잡다가 다시 통발을 설치한 곳으로 와서 각 테이블의 대표가 통발을 건졌더니
제법 큰 머드크랩이 많이 잡혔다.
새우잡이.
그 자리에서 새우미끼로 낚시도 했는데 어설픈 낚싯대지만 제법 잘 잡힌다.
아내는 준척급 (도미처럼 생김) 한마리를 포함해서 두마리를 올렸다.
게잡이 배 선착장에는 식당이 함께 있어서 그곳에서 머드크랩찜 반토막이 포함 된 점심을 먹었다.
오늘 잡은 게가 포함됐는지 어떤지 확인은 못했지만...
점심식사 후 다시 골드코스트 부근에 있는 양목장으로 가서 양몰이, 양털깍기등 여러가지 쇼를 구경...
이곳에도 캥거루와 코알라가 있는데 시드니 랩타일파크에서 본 것보다 더 많다.
에뮤(EMU)라고 하는 호주에서만 사는 큰 새도 있고...
양목장을 나와서 양털제품을 판매하는 쇼핑집에 들렸다가 골드코스트 해변가를 조금 거닐어 본다.
하지만 바람이 몹시 불어서 오래 있지못하고 되돌아왔다.
역시 서퍼들이 좋아하는 해안답다.
해변을 떠나서 각종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마리나 미라지를 둘러보고 그곳의 한인식당에서
뜨거운 돌판 스테이크로 저녁을 먹었다.
이 스테이크는 미리 뜨겁게 달궈놓은 접시크기의 돌판에 T-bone 스테이크를 얹어서 나오는데,
너무 타지않게 식탁에서 자주 뒤집어가며 썰어 먹는다.
발상은 참 좋은데, 갈비양념을 해서 나온터라 좀 달콤한 것이 흠이었다.
오늘은 호주에서의 마지막 밤...
호텔로 돌아온 후 각자 방에 들어갔다가, 8시에 12명이 호텔로비에 다시 모여
나의 안내로 밤거리투어(?)를 했다.
수퍼마켓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를 사고 여럿이 담소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니다가
한국인이 하는 작은 식당을 발견하고 그곳에 들어갔다.
맥주 몇병과 떡볶이, 군만두같은 간단한 음식을 시켜놓고 여행 소감들을 나누었는데,
시드니 가이드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루었다.
그래도 모두들 결론은 즐거운 여행을 했다고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