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1. 리오 데 자네이로, 상파울로 그리고 귀국.

철수1 2022. 10. 26. 20:27

4월 2일 (화)

어제 오후 2시에 푸에르토 이과수를 출발한 버스(Crucero del norte)는 강건너 포스두 이과수에서만 잠시

 정차해서 손님 몇명을 태우고는 계속해서 달렸다.

밤 9시경 어느 식당 앞에 정차하더니 저녁을 먹으란다.

 

이제까지 다른 나라의 장거리 버스는 손님을 태우거나 주유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곤 계속해서 달렸는 데 

브라질에선 밥때가 되면 식당앞에 세운다.

식당은 뷔페식이었고 음식을 식판에 다 담으면 저울로 무게를 달았다.

그리고는 무슨 쪽지를 식판위에 얹어주는 데 식사가 끝난 후 그 쪽지를 가지고 계산대에 가면 된다.

리오로 가는 도중의 큰 고개.

 

새벽 6시, 상파울로에 도착했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이 내리고 2층엔 나 혼자만 남았다.

조금 더 가서 8시 경에 아침식사를 위해 한 번 더 정차를 한 후 큰 고개를 넘어서

12시 40분 경에 리오 데 자네이로 터미널에 도착.

 

터미널옆에 시내버스 종점이 있는 데 나의 목적지인 코파카바나라고 쓴 버스가 2~3개 노선 보인다.

버스표를 어떻게 사야할까 하고 근처의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그냥 타면 된다고한다.

알고보니 그 아줌마는 버스 안에서 요금받는 사람이었다.

여기 시내버스에는 입구에 회전게이트가 있는 데 차장이 앉아서 돈을 내거나(2.75헤알)

카드를 대는 사람에게 게이트를 열어준다.

 

코파카바나의 산타 클라라 거리에서 내려서 인터넷으로 예약해 둔 Bamboo Rio Hostel 을 찾아갔다.

9인 도미토리는 3층 침대 3개가 놓인 방이라서 추가 요금을 내고 4인실로 바꿨다.

이 호스텔은 조금 깨끗하고 아침식사가 괜찮다는 점을 제외하면 아주 "꽝"이다.

 

우선, 이 더운 지역에서 에어콘은 밤 10시~아침 6시 사이에만 전기가 공급된다.

 낮에도 틀고 싶으면 추가요금(제법 비쌈)을 내야한다.

객실에 선풍기?... 물론 없다.(있었으면 "꽝"이 아니지..)

 방 열쇠 보증금이 있는 데, 남미사랑처럼 침대시트와 베갯잇을 손님이 씌우고 퇴실할 때 걷어서 반납을 해야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또, 외부에서 주류를 들여오는 것도 금지다.

 마트에서 와인을 싸게 살 수 있는 데 그걸 금지시키고 자기네 빠에서 비싼 맥주를 사먹으라는 말도 안되는 호스텔.

  천정도 높지 않은 방에 3층 침대를 놓으면 3층엔 누가 올라갈까?

 

시티은행이 근처에 있어서 현금을 조금 인출하고 여기서는 설탕바위( sugar rock ) 라고 부르는 곳을 구경하러 갔다.

갈 때는 시내버스 # 511, 올 때는 # 512 번을 타면 된다.

케이블카 타는 입구에서 표를 사서 게이트를 지나 케이블카를 타면 되는 데, 기분 좋다고 입장권으로

리오의 하늘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면 안된다.

내려올 때까지 표가 있어야 하니까.

케이블카 타는 곳.

 

여기서도 한국인 서너명을 만났는 데 그 중 한사람은 인상적이다.

아마도 관직에 있는 분 같은 데 이 더위에 정장차림이다.  그것도 관광지에서...

그래야 품위가 유지되는지는 모르겠는 데, 그런 사람의 리드하에 사는 백성들이 가엽다.

수행원인 듯한 젊은이는 상의를 벗어서 들고 다니는 데...

예전에 파리 드골 공항에서도 보았다.

여름날, 가볍게 입은 수많은 인파 가운데서 유독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나타났던 무리들...

국적을 표시 안해도 다 안다.

 

슈가록 꼭대기에서 보는 리오는 명성대로 멋있다.

날이 저문데다 흐려서 좀 아쉬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일몰 광경도 멋있다는 데 구름이 끼었으니...그냥 하산.

 

저녁을 먹고 코파카바나 해변으로 나갔다.

위험지역이라고 들었는 데 그렇지 않다고도 한다.

밤의 해변엔 아무것도 없다.

몇몇 백사장 축구장에서 공을차는 학생들과 조깅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여기까지 왔으니 대서양 물에 발이라도 담궈야지...

샌들을 벗고 대서양의 파도를 시원하게 느끼고 있는 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더욱 시원하다.

 

숙소에 와서 상파울로행 버스표를 검색하니 대략 120 헤알(60 달러)...너무 비싸다.

이과수에서 여기까지 오는 것도 559 페소 (70 달러) 줬는 데...

내일 터미널에 가서 직접 알아보는 게 낫겠다. ( 버스는 수시로 있으니까)

 옆침대의 브라질 아가씨는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들어왔다.

 

오늘의 지출: 어제저녁: 17, 점심 :15, 케이블카 :53, 계란 외 :25, 시내버스 :5.5 숙소: 25 달러(카드) 

계 : 83 달러

 

 

 

4월 3 일 (수).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더 이상 구경은 어려우니까 일찍 상파울로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잘 차려진 아침을 먹고 점심 때 먹을 샌드위치와 삶은 계란 두 개도 싸 두었다.

주방 아줌마가 친절하게 잘 해주어서 우리돈 오천원짜리 한 장을 기념으로 주었다.

 

비가 와서 터미널까지 택시(45 헤알)를 타고 갈까 하다가 우비를 입고 시내버스를 탔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보니 자전거 풀 시스템 같은 것이 보인다.  

저걸 이용하면 편하게 시내구경이 가능할텐 데...

나중에 리오에 가는 사람들은 이걸 좀 더 알아보면 좋겠다.

 

10 시 40 분에 터미널 도착.

상파울로까지의 요금은 여러가지가 있는 데 75.5 헤알짜리 표를 샀다.

11 시에 리오를 출발... 5시 30분에 상파울로 터미널에 도착. (6시간 30분 걸림)

 

터미널에서 바로 연결되는 전철을 타고 두번째 정거장인 찌라렌찌스역에서 내렸다. ( "T"를 "ㅉ"로 발음)

전철역 구내에 있는 주변 지도에서 Rua Joaquim 을 확인하고 역 밖으로 나서는 데 폭우가 쏟아진다.

일회용 우비 한 개를 남겨놓길 잘했다.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빗속을 걸어서 한인 숙소에 찾아 가는 데 주변에서 한국말도 들리고

낯익은 얼굴모양들이 많다.

 

한인 숙소는 여행자들 보다는 현지에서 장기 하숙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 같다.

저녁 식사는 나이 많은 두 분과 함께 했는 데...이 분들은 집 이 없는 듯 하다.

밤 9시가 되니까 모두 취침.

방값도 비싸서 내가 묵었던 트윈룸은 120 헤알(60 달러).... 최고의 방값을 치뤘다.

 

 

4월 4일(목)

한인들이 많이 살고있는 이 지역(봉헤찌로)은 겉보기엔 평범한 건물이라도 안쪽에 섬유공장이 많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엔 장날이다.

 

장터를 구경한 후 한인 마트에 가서 귀국 선물로 커피와 아이들에게 줄 과자를 샀는 데 내

 끌낭이 워낙 작다보니 들어갈 자리가 없다.

다음 여행때는 더 큰 끌낭을 쓸 작정으로 새로 한개를 샀다.(약 110 달러)

 

커피도 숙소에 와서보니 한글 표기가 되어 있다.

한국에서 다시 수입한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다른 마트로 가서 4 개를 새로 샀다.

 

이제 보따리도 다 쌌고...

공항버스비 빼고 돈도 다 썼다.

 

오후 6시.

10시 25분 발 디트로이트행 델타항공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숙소를 나왔다.

전철역에 가니 퇴근시간 이라서 전철에 발 디딜 틈도 없다.

한 대를 그냥 보내고 그 다음 차가 왔는 데 이것도 마찬가지...

하는 수 없다... 그냥 들이 미는 수 밖에...

 

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30 분.

터미널이 넓은 데, 어디서 공항버스 표를 파는지 알 수가 없어서 안내데스크에 갔더니

안쪽으로 쭈욱 들어가라고 하는 데 대답에 성의가 없어 보인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이리저리 살피는 데 갑자기 어떤 청년이 말을 걸어온다.

" 아! 드디어 왔구나...여행자들을 등쳐먹는 놈이..."

이런 생각으로 극도의 긴장속에 대답을 하고보니, 그 청년은 아까 내가 안내데스크에서 길을 물어볼 때

뒷쪽에 있었는 데 안내원의 대답이 무성의한 것 같아서 자기가 도와주려고 따라 온 것이었다.

 

남미 여행 중에 느낀 것이지만 대체로 보통 사람들은 친절하고 협조적이다.

그 사이에 간혹 나쁜 친구들이 섞여 있어서 문제이지...

 

안내원도 조금 무성의하게 대답하긴 했지만 제대로 가르켜 준거다.

공항버스표 파는 곳은 수많은 매표소 가운데 제일 첫번째에 있었다.

숙소 주인 아줌마가 공항버스비가 10 헤알정도 할 거라고 해서 28 헤알 남기고 다 썼는 데,

매표소에서 보니 38 헤알이다.

하는 수 없이 카드로 결제.

터미널에서...

 

공항버스는 한시간에 한번인지... 7시 30분 표를 샀다.

비행기 시간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는 데 퇴근길이라서 그런지 길이 많이 막힌다.

알고보니 교통사고가 있었다.

버스는 제 4 터미널에 먼저 들리고 제 1 터미널에서 모두들 내렸다.

공항내 모니터를 보니 내가 타고 갈 비행기는 제 2 터미널에 있는 데 나는 2 터미널이 꽤 멀리 있을까봐

잠시 걱정을 했는 데 물어보니 같은 건물안에 있었다.

 

체크인은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간단히 일찍 끝났다.

남은 돈 28 헤알을 환전하려 했더니 수수료가 25 헤알이라나...

결국 포기하고 거기에 돈을 보태서 딸에게 줄 선물을 샀다.

 

남미에 올 때는(나리타 경유) 수하물에 보라색 스티커를 붙여서 미국공항에서 찾지않고

페루 리마까지  곧장 왔는 데 갈 때는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일단 짐을 찾았다가 다시 부쳐야 한다.

( 나리타를 경유하지 않고 인천으로 직접가기 때문이란다)

 

4월 5일(금)

07 : 50 분, 디트로이트 도착.

미국 입국 수속은 언제나 더디다.

예산부족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아무튼 외국인 입국창구는 두 개만 열고 지문찍고, 사진찍고 하니

밀릴 수 밖에 없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약 10 분 간격으로 수상한 짐보따리나 거동 이상한 자에 대한 신고를

요청하는  방송이 계속된다.

이렇게 겁 많고 적이 많으니 점점 권력(조직)이 통제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SF 소설이나 영화처럼...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공항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보딩 패스가 있고 보안검색만 받으면 되니까...

 

디트로이트에서 인천까지 약 14 시간...

칠레 깔라마에서 산티아고까지의 22 시간 버스여행보다 3 배쯤 힘들었다.

 

디트로이트 공항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