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1. 바릴로체
철수1
2022. 10. 26. 14:25
3월 24일 (일)
푸에르토 바라스의 엘렌하우스 호스텔에서 아침 일찍 일어났다.
밖에는 비가 온다.
어제 오소르노 화산투어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솔솔...
숙소에 체크 아웃하고서 터미널까지는 택시를 타고갔다.(1,500페소)
비가 그쳐서 걸어서 갈 수도 있겠지만 땅바닥이 젖어서 끌낭을 끌고가기엔 곤란하고
그렇다고 메고 가기엔 언덕길인데 아침부터 힘을 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담배 한 개비 남았는 데...아르헨 가서 사야지...
버스는 여기서 출발하는 게 아니고 몬트에서 오는 거라서 약속된 08:55 분보다 다소늦은 09:10 분에
바라스 터미널을 출발했다.
전원풍의 아름다운 목장들이 펼쳐진 고속도로를 한시간정도 달려서 오소르노에 도착.
여기서 손님을 더 태우고 10: 30 분출발.
길가의 목장들이 정말 아름답다.(부잣집 별장처럼...)
12시에 칠레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해서 출국수속하고 쓰고 남은 칠레 돈을 아르헨티나 돈으로 환전.
16,970페소를 주고 79 아르헨페소를 받았다.
국경에 있는 환전소가 칼만 안든 강도들이지만 너무 심하다...얼마 안되는 돈이니까 그냥 패스...
20분 만에 국경을 통과해서 12시 20분에 칠레 출발.
약 40분 걸려서 원시림이 빼곡한 안데스 산맥을 넘어 아르헨티나 출입국사무소에 도착했다.(1시)
국경에 있는 양측 출입국사무소 사이가 꽤 멀다.
아르헨티나 입국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유도 모르게 꽤 오래 걸린다.(50분 소요)
1시 50분에 입국절차 끝나고 다시 아름다운 숲과 호수의 길을 달려서 3시 30분경 바릴로체에 도착했다.
칠레의 오소르노에서 바릴로체까지 약 5시간 걸린셈이다.
안데스를 넘어서...
멀리 바릴로체가 보인다.
바릴로체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덜렁 탔는 데 (승차할 때 표를 내거나 교통카드를 대야하는 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공짜로 탔다. 터미널에 시내버스표 파는 곳 못봤슴)
우유니투어에서 마지막 날 야외 온천에서 만났던 한국 젊은커플을 다시 만났다.
그들은 바릴로체에서 이미 며칠을 보내고 칼라파테로 가려고 터미널에 왔다가 여의치 않아서
다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바릴로체엔 벌써 가을이 찾아오고...
바릴로체.
그들이 지냈던 숙소로 가니 이미 빈방이 없었고 그래서 다시 찾아 낸 숙소가 Tango Inn.(3 베드,
1인당 80페소)
예전엔 호텔로 썼던 곳을 호스텔로 바꾼 것 같은 데...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매우 좋다.
내가 남미 45 일간 다닌 숙소중에 최고!
당연하다. 호텔이랑 똑 같으니까...아침식사도...(취사장도 좋다.)
탱고인이 세 군데 있는 데...여기는 San martin 457.
탱고인 호스텔.
짐 풀고 광장에 있는 안내소에 갔더니 지도와 함께 상세하게 안내를 해준다.
시내버스표 파는 곳도 알려줬는 데 그곳은 매진이어서 한참을 걸어가서 다른 곳에서 6장을 샀다.
버스표는 비싸니까(7페소) 며칠 있을거면 카드를 사는 게 훨씬 저렴하다.
바릴로체 경치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 시내버스(20번)을 탔다.
안내소 아가씨가 지도에 17.6 km 라고 적어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 데,
알고보니 길가에 거리를 나타내는 작은 팻말이 0.5 km 간격으로 세워져 있어서
초행길에 스페인어를 몰라도 목적지에서 버스를 세울 수있다.(지도에도 거리가 표시되어 있슴)
전망대 입구까지 갔다가 시간이 늦어서 되돌아 왔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리프트는 6시까지만 운행, 걸어서 올라가면 상관없지만...
어두운 산길을 다닐수는 없지...
숙소에 돌아와서 주방에서 한국친구들과 11시까지 마시면서 이야기 나눔.
오늘의 지출: 바라스 숙소:14,000(7,000×2일) 택시 1,500 계: 15,500 칠레페소
탱고 인: 80, 버스표:42, 담배: 10, 식료품,와인: 88 계: 220 아르헨페소
3월 25일(월)
아침에 환전소 문 열자마자 가서 환전을 했다.
달러당 8페소... 공식환율 5페소나 칼라파테의 6페소에 비하면 갑자기 공짜돈이 생긴 느낌이다.
환전 후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전망대로 갔다.
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전원풍의 호텔들이 즐비하다.
지금은 가을에 접어들어서 바람이 많이 불고 약간 서늘하지만 좋은 계절에 온다면
아름다운 경치와 호수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전망대 입구에서 그냥 걸어서 올라갈까 했는 데 등산로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아서
(리프트 장사하려고 등산로를 감춰놨나?) 그냥 리프트를 탔다.( 왕복 60페소)
전망대에서 본 바릴로체의 호수들은 정말 아름답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바릴로체는 그저 그렇게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브에노스 가는 길에 그냥 한번 들러보는 정도로
생각으로 왔는 데 그게 아니다.
그간 멋있는 경치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웬만한 경치는 눈에 차지 않았지만 여기는 기대밖이다.
내 눈에만 아름답게 보인 건 아니겠지...
멀리 보이는 곳이 바릴로체 시내.
전망대에서 구경을 마친 후 터미널로 직행했다.
터미널옆에는 기차역이 함께 있는 데 동해안의 비에드마(Viedma)로 가는 기차표를 알아보니 이미 매진.
(50 페소, 매주 월요일에 한번 있다.)
브에노스로 바로 갈 수도 있지만 이제는 일정도 남아돌고 브에노스행 버스표가 너무 비싸서
(까마:980페소, 고급까마:1,140페소, 공식환율로는 2백달러, 그냥 환율로도 백2~3십 달러니까)
동해안쪽으로 가보려고 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비에드마를 택한 것은 그곳이 카약의 도시라서 카약 좋아하는 내가 한번 타 보려고...
비에드마행 Las Grutas 회사 버스표를 190페소에 구입.
까마는 없고...저녁 8시 출발, 내일아침 10시 도착.(14 시간,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차를 타고서야 알았다 )
거기까지는 좋았다.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 때까지 아늑한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고 버스 시간에 맞추어 다시 터미널로 갔다.
비에드마행 버스...
밥도 안 주고 담요도 없다.
더욱 사람을 죽이는 것은 바릴로체를 떠나자마자 시작된 비포장도로...(23번 국도)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이쁜(?)도로는 처음 봤다.
내 좌석을 제일 앞자리로 잡았는 데 전조등에 비치는 도로 바닥은 아름다운 빨래판...
가끔, 정비가 안 된 비포장 도로들을 가다보면 간혹 빨래판 구간이 잠시 나오기는 하지만 여기는
계속해서 빨래판이다.
길 옆의 도로 표지판에는 최고속도가 시속 60 km 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버스가 달리는 속도는
시속 4~50 km 를 넘지 못한다.
3시간을 달려서 겨우 도착한 자코바찌(Jacobacci)시내도 비포장 길이다.
새벽 5시쯤 되어서야 포장도로가 나왔고, 아침 8시쯤에 23번 도로의 끝지점인 Grutas에 도착했다.
터미널밖에 아무것도 없고 대서양이 보이는 이곳에서 버스 짐칸에 있던 많은 화물을 내렸다.
다시 15분 정도를 더 가서 도착한 곳이 SAO(San Antonio Oeste).
아주 큰 기차역이 있고, 역앞 마당이 터미널(?)
그루타스 터미널.
SAO 터미널겸 기차역.
역 앞에서 다시 비에드마행 버스로 갈아타고 넓은 평원을 달려서 11시에 비에드마 도착.
나는 고행을 즐기는 편이라서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코스.
이렇게해서 남미대륙 횡단(?)을 끝냈다.
오늘의 지출: 버스표:190, 리프트:60, 저녁:48, 계:198페소( 25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