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2. 리마, 그리고 와카치나.

철수1 2022. 10. 24. 20:22

2 월 21 일 (목)

리마 포비(pobe)네 숙소에서 편한 잠을 잤다.

모기 한 마리가 날아 다녔지만 그 정도는 용서해야지 어쩌겠는가?

그러구 보니 내 짐속에 모기향은 없었는 데 모기향까지 싸 가지고 다닐바에야

편안한 집안에 가만히 앉아있지 뭐하러 배낭을 지고 길을 나설까?

아침 식사는 그런대로 괜찮았고 커다란 김치 냉장고에 맛있어보이는 김치가 인상적이었다.

식사 도중에 나와 동갑내기인 배낭족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 데 반가웠다.

잘하면 한동안 동행 할 수있을테니까...

 

식사 후 근처에 있는 쇼핑센타 안에 있는 매표소에서 남미에 와서 처음으로 버스표를 샀다.

내일 아침에 이카로 가는 버스표를..cruz del sur 버스 ( 36 솔 )

미라 플로레스로 가는 사람이 있어서 택시를 타고 동행했고 그곳에서 내려 뿔뿔이 흩어졌는 데

나는 우선 시티은행을 찾아가서 750 솔 ( 약 30 만원) 을 인출했다.

쿠스코에서 마추피추 갈 때 따로 돈이 좀 들겠지만 일단은 이 정도면 페루에서 쓸 수 있을 것 같았는 데

거의 맞아 떨어졌다.

 

시티은행에서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이름모를 점심을 먹었는 데

(다른사람 먹는 것을 보고 주문) 식사 끝내고 계산할 때 주인 남자가 " 안녕하세요?" 한다.

그러고 보니 그 분은 한국인이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그 분은 처음엔 내가 중국인인줄로 알았단다.

그러다가 내가 계산할 때 내 셔츠 주머니에 들어있는 한국 담배를 보셨던 거였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 부디 건강하시고 돈 많이 버시길...)

어느 한국인의 식당.

 

해변가에 있는 라르꼬마루를 구경한 후 어느 외국인에게 센트로 가는 방법을 물어본 후 시내버스를 타고 센트로로 향했다.

시내버스 안에서도 소매치기가 없나 긴장하면서...

라르꼬마루 ( 쇼핑센터)

 

그 쪽 지역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들어서 카메라도 필요할 때만 꺼내어 찍고 얼른 주머니에 넣었는 데

염려와는 다르게 비교적 안전한 것 같았다.

사방에 경찰들이 깔려있고...

리마 대성당 안을 구경했는 데 ( 10 솔 )피사로의 머리가 있다는 곳이 어딘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갔는 데 그런 게 잘 안 보인다.  스페인어를 안다면 좋을텐 데..

리마 대 성당.

 

피사로의 머리?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굴절버스를 타고 ( 카드가 있어야 하는 데 5 솔 주고 카드를 사고 5 솔은 충전 ) 숙소로 돌아왔다.

굴절버스는 전용 차로를 운행하는 데 전철같은 기분이랄까?

숙소 앞까지 왔으나 주택단지 입구에 있는 대문 열쇠가 없어서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아름다운 해안을 내려다 보면서...담배만 죽이고...

 

다른 사람이 드나들면 들어가려고 했는 데 20 여 분이 지나도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나타나서 다행이 숙소 귀환.

동갑내기 친구가 쇠고기를 요리해서 소주와 함께 자녁을 먹고...

이왕 시동 걸린 거 몇명이 해변가 길목에 가서 추가로 맥주 파티를 했다.

그 중에는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몽땅 털린 아가씨(?) 도 있었는 데 대사관의 도움을 받고

한국으로 귀국하기 위해서 이 곳에 머무는 중이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데...

2 월 22 일 ( 금 )

동행하기로 한 건호와 함께 8 시 30 분에 숙소를 나와서 택시 (15 솔 )를 타고 버스 터미날로 향했다.

굴절버스를 탈까 했지만 출근시간엔 발디딜 틈도 없다고 한다.

9 시 반 쯤 짐을 체크인 하고 10 시에 버스 출발.

도중에 주유소에 한번 정차한 것을 제외하곤 계속 달렸다.

12 시경 점심으로 빵과 사과 콜라가 나왔다.

버스에서 이런 걸 받아보기는 처음이라서 신기했다.

 

Chinchro 까지는 왕복 4 차선 도로였고 그 이후는 왕복 2 차선 도로.

오후 2 시 20 분에 이카에 도착했고 ( 4 시간 20 분 소요 ) 보통 5~6 솔 한다는 택시를 가는 도중에

마트에 들리는 조건으로 7 솔 주고 탔다.

와카치나까지는 별로 멀지 않아서 아침엔 이카 - 와카치나 사이를 조깅하는 사람도 많다.

와카치나에 도착해서 택시기사가 소개한 호스텔을 갔더니 창문도 없이 답답해서 근처의 바나나 어드벤쳐

호스텔을 숙소로 정했다.

소( 트윈 베드), 버기투어 합해서 1 인당 65 솔,  도미토리로 할 경우는 50 솔이다.

아예 그 자리에서 숙소, 버기투어(65 솔), 바예스타 섬 투어 (50 솔 ), 아레키파 행 버스 ( 90 솔)을

모두 예약해 버리고 즉시 버기투어에 나섰다. ( 오후 4 시... 2 시에도 투어는 있지만 너무 더워서 비추 )

버기투어...나름 재미있다.

급 경사면을 내려갈 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랄까?

운전기사가 차 뒤에 샌드보드를 싣고 다니는 데 아주 긴 슬로프는 아니고 약 1~2 십 미터 쯤 되는

경사면에서 보드를 태워준다.

하지만 샌드보드 타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긴 슬로프였다면 고생도 많았으리라.

몇 군데 다니면서 샌드보드 타고, 타는 장면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했는 데...

 

한 네군데 쯤 탔을 때 동행인 건호가 타고 내려가고 나는 그 장면을 건호의 카메라로 찍고 있었는 데

아래까지 내려간 건호가 일어나지 않고 모래 바닥에 큰 댓자로 그냥 엎어져 있었다.

나는 쓰러져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달라는 뜻인 줄 알고 계속 사진을 찍어댔는 데...

그 친구는 계속 엎어진 상태로 있었고 주변에서 같이 보드를 타던 사람들이 건호의 주위로 몰려드는 것이 보였다.

아! 사고가 난 모양이구나.!

나는 얼른 옆에 있는 내 가방과 건호의 가방을 챙겨들고 언덕을 내려갔다.

 

"여기 사막 한가운데서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어디로 연락할까? 일단은 아무것도 아는 게 없으니 리마의 포비네로 연락하는 게 낫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언덕을 내려가긴 했지만 난감했다.

 

언덕을 내려갔더니 어떤 사람이 그를 바로 눕혀놓고 머리를 받쳐들고 있었는 데 어떤 아주머니는

건호의 뱃살을 꼬집기도 하면서 건호의 의식을 돌리려고 애쓰고 있었다.

내가 보니 숨은 쉬고 있었는 데 의식은 있는지 모르겠어서 큰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 이름도 두어 시간 전에 호스텔에 체크인 할 때 다행히 알아둔 것이었다.

 

" 건호야! "

" 으~응 "

대답이 왔다.

아! 난 이제 살았다.

건호의 의식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도 무진장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

모래로 범벅이 된 그의 얼굴을 씻으라고 내 물통을 내밀었더니 스스로 얼굴을 씻었다.

 

암튼 그 후로도 약 한시간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지금 여기가 어딘지,

리마에서 여기로 버기투어 온 것 자체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냥 놔두면 시간이 흐른 후 기억이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보살피기만 했더니

너댓시간 후에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오! 아찔했던 순간이여...

 

건호의 이야기로는 그 전의 슬로프에서 두어 번 머리를 바닥에 찧었는 데 그 때 누적된 뇌의 혼란이

마지막 순간 급강하 할때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앞으로의 일정이 염려되었으나 그 이후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2 월 23 일 ( 토 )

아침 6 시 30 분에 바예스타 섬 투어를 위한 미니 버스가 숙소 앞으로 찾아왔다.

버스는 몇군데 호스텔을 돌고 이카에 나가서 또 한 손님을 태우고 항구로 출발했다.

파라카스 부두 도착은 8 시 30 분.

여러대의 투어 보트가 있는 사이로 펠리컨이 유유히 수영을 즐긴다.

 

3.5 솔 입장료를 따로 내고 9 시경 보트에 승선했다.

관광 보트를 운용하는 기술이 떨어져서 인지 보트 탑승이 쉽지 않았고 기다리는 관광객이 많았다.

보트에 탄 후 나는 내 짐작으로 오른편에 앉는 것이 사진찍기에 나을 거라고 생각하고 앉았는 데

옆사람 머리만 찍혔다....

사실은 왼쪽편 자리가 사진찍기에 좋다.

 

작은 갈라파고스라 불리우는 이곳은 매우 많은 바다 사자와 새 떼들이 있었다.

잡아 먹기는 어렵고..멀리서 사진 만...

 

바다제비인가?

높은 하늘에 있다가 갑자기 급 강하해서 바닷물 속에 있는 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새들을 TV 에서는

봤지만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펭귄도 있다던 데 나는 보지 못했다.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오후 1 시.

예약해 둔 아레키파행 버스 시간이 저녁 9 시니까 오아시스 그늘아래서 느긋하게 쉬었다.

저녁 7 시에 오토바이를 타고 ( 3 솔 ) 이카 시내로 나와서 터미날에서 큰 짐 체크인 해 놓고

주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9 솔) 다시 버스 터미날로 갔는 데...

아차차!  건호의 귀중품이 든 작은 가방을 저녁먹은 식당에 두고 나온것이다.

부지런히 식당으로 돌아가 보니 주인이 가방을 보관하고 있었다.

안고 있는 가방도 채어 간다던 데... 그래, 이곳의 모든 사람이 불량한 건 아니니까...

이런 생각은 이 후로도 계속되었다.

우리나라도 비교적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위엔 뒷골목에서 퍽치기 당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버스는 9 시에 정확히 출발했다.

이 버스엔 아주(?) 예쁜 아가씨가 서빙을 한다.

야간버스를 처음 탔는 데 ( 버스회사 : TEPSA ) 담요도 있고 버스 출발 후 곧바로 저녁식사가 나왔다.

이럴줄 알았으면 괜히 저녁을 사먹었다.

받아놓은 식사는 따로 두었다가 다음 날 먹었다.

버스 내에선 술을 못 마시게 해서 안내양 몰래 위스키 한 잔 마시고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