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여행
대륙횡단 - 8일 째 (모애브에서 멕시칸 모자까지)
철수1
2022. 10. 18. 16:15
모애브를 중심으로 볼 것이 많다.
하지만 미 서부 패키지 관광에서는 거의 가지 않는 곳.
아마도 너무 멀어서 그런 듯 하다.
우선, 아치스 국립공원- 아치(arch)모양의 바위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인 거 같다.
안내서를 보니 공원내에는 물이 없으니까 최소한 두병의 물을 가지고 가야 한단다.
실제로는 데블스 가든(devils garden) 한군데서 물을 얻을 수 있었지만 공원이 워낙 넓다 보니 여분의 물이
꼭 필요하다.
더구나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공원 입구에서 부터 멋진 경치가 펼쳐졌다.
붉은 색을 띈 암벽들이 초입에서 부터 늘어서 있었고 그 모양들도 다양했다.
커다란 바위구멍이 아주 볼만 했는데 일부는 길에서 조금 걸어가면 접근할 수 있었고
어떤 것은 길에서 멀어서 먼 발치 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족해야 했다.
아치모양의 바위 외에도 거대한 선돌들과 금방 떨어질듯 얹혀져있는 바위들도 많았는데 그냥 감탄만 하면서 돌아 다녔다.
나름대로 이름들이 있는데 모두 기억한다는 건 나에게 무리한 일이지....
공원 관리 사무소.
건물 뒷편의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지그재그 언덕을 오른다.
사진의 왼쪽 길은 모애브 시내로 가는 길.
정면의 바위가 The Organ, 그 뒷편이 Courthouse Rock, 왼쪽의 세 봉우리는 Three Gossips
The Organ 과 Courthouse Rock.
Courthouse Rock
Balanced Rock - 떨어질까?
이제 아치들이 있는 곳으로 왔다.
한군데에 여러개가 있는 곳도 있지만 몇km씩 떨어져 있는 것도 있다.
아치 아래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까?
이 공원내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델리케이트(Deiicate) 아치.
하지만 저곳까지 가려면 3~4시간 트레킹이 필요해서 그냥 먼 곳에서 찍었다.
2016년 다시 방문했을 때는 가까이서 찍었다.
Fiery Furnace - 용광로 같다고나 할까....
랜드스케이프(Landscape) 아치 - 너무나 얇고 긴 아치이고 지금도 조금씩 바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얼마 가지 않아서 무너져 내릴 거 란다.
Skyline Arch
이곳에서 여러 곳으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공원내에서 유일하게 물과 화장실이 있는 곳.
아치스 국립공원을 나와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캐년들의 모듬(seven mile canyon)으로 향했다.
50km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내 여행기준으로는 바로 옆이나 마찬가지인 곳.
이곳은 아치스 국립공원과는 판이하게 커다란 캐년이 세 개나 있었다.
첫 번째 들린곳이 dead horse point 주립공원.-말이 죽은 곳?
도착하자마자 숨이 멋을듯한 장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엄청난 깊이의 계곡과 푸른 강물- 거기에 래프팅을 하는 보트의 모습이 하얀 점으로 보였다.
건너편 아래에는 아주 파란 논같은 것이 보였는데 공원관리인에게 물어보니 호숫물을 끌어다가 증발시켜서 소금을 만드는 일종의 염전이란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광경에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피크닉 테이블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고
피크닉테이블 지붕아래서 낮잠을 잠시 잤는데
뜨거운 바깥 날씨와는 상관없이 어찌나 시원한 바람이 불던지...
고도가 높은 곳이라서 태양은 따가와도 바람은 시원했다.
여기까지 오는 관광객은 거의 없어서 주차장에 우리차 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구경도 10분이상 보면 시들해지는 법인지 근처의 다른 두 개의 캐년도 볼까하다가 다음 일정도 고려해야하고
무엇보다도 차 연료도 얼마남지 않아서 다시 주유소가 있는 모애브를 거쳐 다음 목적지인 모뉴먼트 밸리로 향했다.
모뉴먼트 밸리에 도착하면 저녁때가 될텐데 지도상으로는 부근에 숙박할 만한 곳이 안 보이므로
도착하기 전의 작은 도시에서 묵기로하고... 남는 틈을 이용해서 가는 길에서 40 km 정도 더
들어가야하는 곳에 있는 natural bridges 를 구경했다.
이곳에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입구의 관리사무소에는 아무도 없고 그냥 통과하게 해 놓았다.
원래 계획엔 없었던 곳이지만 안 왔으면 후회했을 뻔 했다.
캐년과 아치를 합성한 것같은 거대한 돌다리들은(4개) 자연이 빚어낸 선물임이 틀림없다.
돌다리 구경을 마치고 다시 원래의 길(191번 도로)까지 나가려다가 지도상에 샛길(261번 도로)이 있어서 그 길을 택했다.
그런데 황야에 쭈욱 뻗은 그 길에 오고가는 차가 한대도 안 보인다.
2~30분을 달렸는 데...한대도 못봤고... 슬슬 겁도 났다.
"만약에 도중에 경찰이 나타나서 차를 세운다 해도 세우지 말고 그냥 가야지..." 이런 생각도 했다.
그런데 한참을 가다보니 갑자기 포장도로가 끝나고 제한속도 15 마일(24km) 표지판이 나왔다.
학교앞 같은 곳에서 25 마일 표지판은 봤어도 15 마일짜리는 처음 봤다.
이곳은 절벽 옆을 깍아 만든 비포장길인데 코너에는 추락한 자동차의 잔해도 남아있었고...
아무튼 1단 기어를 넣고 완전히 쫄아서 내려올만큼 내 생애 최고로 겁나는 운행이었다.
게다가 내리막길의 중간에 전망대처럼 생긴 곳이 있어서 잠시 차를 세워놓고 구경을 하는 데
어떤 나바호족 소녀가 조잡하게 생긴 기념품을 몇가지 손에 들고 다가와서 사라고 졸라댄다.
살만한 물건도 없어서 거절하고 있는 데 저쪽에 허름한 차가 한대 서있고 그 안에 어떤 남자가 보였다.(아마도 소녀의 아빠인 듯...)
인적이 뜸한 곳에서 만난 사람...
구경이고 흥정이고 할 것 없이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
인디언들의 생활이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를 훗날 들었다.
그때, 허접한 물건이지만 사주었어야 했다고 지금 생각하지만...아무튼 당시엔 무서웠다.
저 아래의 길로 가야하는 데....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그런데 모뉴먼트 밸리 못미쳐 있는 작은도시 - 멕시칸 hat -
마을입구에 멕시코인들이 쓰는 모자 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 거 같다.
지도상의 이름글자 크기와는 상관없이 길옆에 몇집이 있는 아주 작은 동네였다.
(중국지도에서 이정도의 글자크기라면 몇십만명이 사는 도시였을 거다)
나를 미치게 하는 것은 이곳 물가가 아주 비싸다는것이다.
어제, 모애브의 기름값이 갤런당 3달러라고 놀랐는 데 여기는 3.2달러였다.
간신히 잡은 형편없는 숙소도 세금포함 92달러나 주었는 데 냉장고도 없고 아침밥도 안준단다.
갈테면 가라는 배짱인 모양인 데....
모뉴먼트 밸리쪽으로 좀더 가봤지만 마을같은 것이 전혀 보이질 않아서 하는 수 없이 이곳에 투숙.
모텔 담장 아래로 강이 흐르고 있어서 분위기는 좋았다
멕시칸 모자를 닮은 바위가 작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