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여행
대륙횡단 - 7 일째(콜로라도주 알라모사에서 유타주 모애브까지)
철수1
2022. 10. 18. 15:37
해발 7,500 피트(약 2,250m) 고지대에 있는 콜로라도 알라모사를 떠나
아치스 국립공원이 있는 유타주 모애브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록키산맥중의 일부인 울프 크릭(늑대 고개? 해발 약 3,200m)을 넘었는 데
넘는 도중에 2,3천명은 족히 될듯 한 자전거 애호가들을 만났다.
자전거로 어떤 행사를 하는 것 같았는 데 고개너머에서 출발해서 고개를 완전히 넘는 어려운 코스였다.
젊은이에서부터 늙은이까지, 더워서 그런지 비키니차림의 여자에서 장애인처럼 보이는 사람까지
모드 즐겁게 산을 오르고 있었다.
늑대고개 정상은 록키산맥의 분수령이다.
오른쪽에 떨어진 빗방울은 태평양으로...왼편에 떨어진 빗방울은 대서양으로 가겠지...
고개 정상부근엔 아직도 잔설이 있어서 직접 만져보았다.
6월중순에 아직도 눈이 있고 바로 몇 미터 앞에선 예쁜 들꽃이 피고 있으니....
그리고 주변에는 이름은 모르지만 울창한 나무숲이 감탄스럽게 펼쳐져 있었다.
고개를 넘으니 절벽에 가까운 급경사가 이어지고 내가 가야할 길이 보인다.
모애브로 가는 길과 만나는 몽티셀로 안내소에서 아주 나이많은 노인의 자상한 안내를 받았는 데
어딜가나 이렇게 노인들이 많은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안내소에서 받은 자료들을 보니 ...와!
내가 미국여행을 하려고 했던 이유인 멋있는 돌덩이들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내가 미국을 여행하게되면 꼭 가보고 싶었던 장소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볼꺼리가 아니라
대 자연의 모습이었는 데 - 예를들면 무슨 광고에 나오는 사막에 불뚝솟은 높은 바위덩어리(모뉴먼트 밸리),
그랜드 캐년, 옐로스톤 간헐천, 세콰이어 나무, 캐나디언 록키의 멋진 산봉우리와 호수같은 것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아치스 국립공원과 모뉴먼트 밸리가 있는 것이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돌로 된 아치같은 모양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고 모뉴먼트 밸리엔 아치도 있고 거대한 돌기둥도 있다.
아직 본격적인 구경은 못했지만 오는 도중에 커다란 아치 한개는 보았다.
아치스 공원입구에 있는 모애브시에 모텔들이 많았지만 꽉꽉찼고 값도 비싼거 같아서 야영을 하려했지만
그것도 여러군데 돌아다니다가 못구하고(전기시설이 없으면 곤란)
간신히 80 달러나 주고 이름도 별로인 모텔을 잡았다.
이름난 곳인데다 주말이니까 하는 수 없지....
여기에 와 보니까 지금까지 내가 본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말로 설명할 수도 없고 사진으로 담아놓는다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저 마음에 담아갈 뿐이다.
정말 오기를 잘했다.
미국의 도로에는 이런식의 이름 붙여진 곳이 많다.(#160 도로)
어딜가나 볼수있는 캠핑카(RV 라고 부른다) 주차장
늑대고개 정상부근..울창한 나무와 눈
이제까지 올라 온 길을 뒤돌아 본다.
고개 내리막길 중간 급커브에서..대형화물차가 전복되어 견인차가 오긴했는 데...
견인차도 제법 크다.
굴뚝바위. - 내 맘대로 지은 이름이 아니고... 지도상에 그렇게 표시되어 있었다.
슬슬 멋진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일반도로에는 휴게소가 없으니 적당한 길가 공원같은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먹는 것.
차 뒷트렁크에 작은 전기 밥솥과 밑반찬이 들어있는 아이스박스를 싣고 다니면서
매일 저녁에 숙소에서 다음날 점심때까지 먹을 밥을 해 놓는다.
아침은 숙소에서 주니까 상관없고...
이렇게하면 설거지도 접시 두장이면 땡~~~
밑반찬은 어디서?
대도시에 있는 한국마트에 가면 우리나라의 마트보다 한국 식품이 더 많고 가격도 착하다.
정말로 벼라별 게 다 있다.
매일 저렇게 먹으면 영양실조에 걸릴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은 외식을 하는데 일반 식당에 가면 뭘 그렇게 물어보는 게 많은 지...영어가 짧은 나로서는
음식주문을 하기가 쉽지 않다.....아니 불가능하다.
하다못해 샌드위치도(내용물 이름을 영어로 모르니까) 앞 사람이 주문한 것과 같은 거로 해 달라고 해서 먹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부페식당에 가는 것.
여기서는 그냥 내가 골라서 먹으면 되니까.
나는 주로 골든코럴(Golden Coral)이라는 부페식당을 찾아갔는 데 전국적으로 체인점이 널려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점심 7달러, 저녁 9.9달러)
내가 좋아하는 쇠고기 스테이크도 맘껏 먹을 수 있다.
자는 것.
자는 것은 주로 45~70달러짜리 초이스급 모텔을 이용했다.
간단하긴 하지만 아침식사도 준다.(안 주는 곳도 가끔 있지만)
아이스박스용 무료 얼음은 100% 다 주고, 어떤 곳은 실내 수영장도 있었다.
지금도 궁금한 것이 모텔과 호텔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20~30 달러짜리 모텔은 안갔다.
그런 곳은 묵는 손님들 부터가 조금 겁나게 생겼다는 느낌이 있어서...
만약의 경우 숙소를 못 잡을 경우에 대비해서 중국산 40달러짜리 텐트와 슬리핑백을 싣고 다녔다.
그랜드캐년, 요세미티, 옐로스톤같은 곳에선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숙소가 없을 가능성 99%이다.
그래서 이 세곳에선 야영을 했다.
동부에선 2.5 달러수준인데 갈수록 비싸진다.
모애브 가는도중에 만난 첫번째 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