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3. 무이산

철수1 2022. 11. 1. 15:18

 

3월 12일(목)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네를 한바퀴 돌아본다.

무이산은 대홍포라는 차(茶)가 유명한 곳이라서 시내는 물론이고 이 동네에도 찻집이 수두룩하다.

나는 우선 시장을 둘러봤다.

동네 시장이라서 그리 규모가 크진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상점에 들어가서 마실 물과 이과두주 500cc짜리(8원,한화 약 1,500원) 한병을 샀는 데...

병 목에 무슨 라벨이 걸려 있어서 이게 뭐냐고 물으니 가게 아가씨가 라벨에서 즉석복권을 긁듯이

은박을 긁어내더니 또 한병을 추가로 준다.

새로 받은 병에 있는 라벨도 긁었지만 이번엔 꽝...

아무튼 기분 좋은 아침이다.

 

숙박비에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데 숙소로 돌아와 봐도 밥 줄 생각을 안한다.

한참 있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를 데리고 시장에 가서 면 종류를 먹겠냐고 묻기에

우리는 만두를 먹겠다고 했더니 만두를 주문해 주었다.

호텔 손님이 없으니 따로 아침을 마련하기 어려웠던 듯 하다.

이곳의 만두는 우리 입맛에 잘 맞았는 데 이후의 여행에서 이집 만두만한 것을 먹어보지 못했다.

 

식사 후 숙소 주인 남자가 자기차로 우리를 북문으로 데리고 가서 입장권을 사는 것과

셔틀버스 타는 것까지 도와주고 돌아갔다.

요즘은 비수기라서 입장권은 단돈 1원, 셔틀이 85원, 대나무배 래프팅이 130원이다.(경로할인 없슴)

 

원래 남문이 무이산 관광의 거점이지만 북문으로 들어가도 원하는 곳을 셔틀버스가 태워주니까

상관은 없다.

우리는 셔틀버스를 타고 제일 가까운 수렴동 정류장을 지나 대홍포 정류장에서 내렸다.

 

대홍포라는 유명한 차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아주 잘 가꾸어진 정원같다.

길 바닥은 돌을 정성들여 깔아 놓았고 길옆엔 사암으로 된 바위 절벽들이 위세를 떨치고 서 있는 데

손바닥만한 땅이라도 있는 곳은 모두 계단식으로 일구어 차나무를 심었다.

 

이곳의 원조 대홍포 차나무는 삼백여년전에 시작되었다고 하는 데 

실제 나무를 보니 그리 나이들어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산책하는 기분으로 두어시간을 걸으니 수렴동이 나타났다.

결국 한바퀴를 돈 것이다.

도중에 절벽 구멍에 장례를 치른 흔적도 보인다.

용호산에도 승관장(昇棺葬)이 있는 데 이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비슷하게 장사를 지냈나 보다.

 

 

수렴동은 높은 폭포의 안쪽에 절이 있는 데

가물어서 그런지 폭포의 물이 조금밖에 없어서 폭포물이 내려오다가 공중에서 대부분이 사라졌다.

 

수렴동 셔틀 정류장에서 우리가 천유봉으로 간다니까 휴대폰으로 버스를 불러 오게했다.

그런데 대홍포와 수렴동을 보는 동안에 상점이나 식당을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려고 천유봉으로 가는 도중에 식당에서 내려 달라고 했다.( 이것은 실수)

(천유봉 정상에 식당이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도중에 힘빠져서 쓰러질테니

도시락을 준비했어야 했다.)

 

중간에  버스를 내린 곳(대나무배 도착지점 부근)의 식당은 음식값이 제법 비싸다.

야채,버섯볶음을 68원주고 시켜서 밥과 함께 먹음.

그런데 문제는 이곳에선 셔틀버스 승차를 할 수 없다는 거.

하차는 우리가 식당에 가겠다니까 기사가 세워줬지만 셔틀버스 승차는

표검사를 하는 관리인이 있는 정류장에서만 가능하다.(이후 중국의 모든 관광지에서 동일)

 

하는 수 없이 천유봉 입구까지 걸어갔다(약 30분)

입구에서 다시 천유봉을 오르는 데 한시간 반정도...

급경사 바위산이라서 조금 힘들지만 경치는 좋다.

무이산의 대표적인 경관일 거다.

 

길은 일방통행이라서 좋은 경치가 있으면 올라가면서 즐기고 사진을 찍어야지

내려올 때는 다른 쪽으로 내려오니까 사진을 못 찍는다.

하산길에 아주 큰 콩의 씨앗으로 만든 기념품이 있어서 외손녀에게 주려고 한개 구입.

 

평소에 운동을 안하다가 오늘은 너무 많이 걸었다.

더구나 운동화가 좀 작아서 발가락이 아프다.

남문쪽으로 나와서 툭툭이(3륜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에서 발맛사지를 받음.

 

시내에 기차표를 파는 곳이 보여서 계림행 기차표를 미리 사 두고... 저녁을 먹으려 했는 데

여기 식당들은 음식재료를 부페처럼 진열해 놓고 구미에 맞게 요리를 해주는가 본 데...

주문 할 자신이 없다.(훠거인 듯....)

숙소로 돌아와서 아침의 그 만두집으로 갔더니 이미 문이 닫혔고...

3분 떡국으로 저녁을 해결.

이과두주 한병을 다 마시고 주인 아줌마와 늦게까지 잉탄 숙소문제를 논의했는 데...

천유봉으로 가는 다리 아래엔 큰 물고기들이...

남문에서 천유봉 입구까지는 이런 기차도 다닌다.

 

 

3월 13일(금)

오늘 아침 조식은 우유와 과일을 받았는 데 그냥 놔두고 다시 만두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만두는 이미 품절.

물만두처럼 생긴 것과 계란후라이로 아침을 해결.

오늘 일정은 오전에 대나무보트를 타고 구곡(九曲)을 래프팅하고 오후엔 용호산이 있는

잉탄행 기차를 타는 것.

 

여관주인이 또 북문까지 태워다 줬는 데...아뿔사!

가방과 주머니를 다 뒤져도 어제 사 둔 문표가 없다.

이형은 새로 사라는 데 너무 아깝다.

대나무배만 타면 되는 데 셔틀비까지 새로 내야 한다니...

숙소로 돌아가서 찾아보고 없으면 주인장에게 방법을 물어 봐야지...

숙소에 와 보니 엇저녁에 안주인과 이야기를 나눴던 책상위에 그대로 있다.

술이 문제로다.

 

이번엔 바로 남문으로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보트장으로...

11시 4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려했는 데 결국 12시 10분 배를 탔다.

배타는 시스템을 모르겠다.

우리가 원래 예약했던 시간인 9시 30분이 지나서 추가로 39원씩 지불.

 

구곡의 대나무 래프팅은 배 한척에 6명씩 타고 시간표에 맞춰서 거의 동시에

출발을 한다.

신발이 젖을까봐 비닐 발싸개를 파는 상인이 있는 데 필요 없는 물건이고,

물고기 밥도 파는 데...

 

구곡의 경치는 그런대로 볼만하다.

정확히 한시간 30분이 걸렸다.

두명의 사공(아줌마도 있다)이 고생한 듯 해서 팁을 주려고 내려서 지감을 꺼내는 사이에

어느샌가 떠나 버렸다.

 

숙소로 돌아와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시내버스를 타고 무이산 역으로 향한다.

용호산의 숙소는 우리의 친절한 안주인이 장시간의 전화통화를 거쳐서 적당한 가격에

예약을 해 주었고

우리 기차가 잉탄역에 도착하는 시간에는 버스가 끊어지므로 픽업을 나오도록 주선해 주었다.

여관 시설은 그저 그렇지만 주인들이 너무나 친절해서 약간의 팁을 드리고 나왔다.

 

우리가 탄 시내버스는 무이산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렸는 데

자꾸만 늦을까봐 조바심을 내는 이형때문에 툭툭이를 탔다.

가까운 거리니까 5원에 가기로 했는 데 역에 도착하니 1인당 5원이라고 우긴다.

더러워서 그냥 줘 버렸다.

 

잉탄행 열차는 정시에 출발을 했고 열차 교행을 위해 한번 정차한 것을 제외하고는

논스톱으로 달렸다.(약 2시간, 27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