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12. 난닝...그리고 덕천폭포.
철수1
2022. 11. 1. 11:22
8월 19일 (화)
난닝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잠시 고민을 했다.
숙소를 기차역 근처로 할까? 랑동 터미널 근처로 할까?
일단 기차역 근처로 하기로 했다.
기차역 부근에 덕천폭포 투어를 하는 회사가 있고,
베트남 하노이로 가는 국제버스도 있다니까...
버스에서 내려 터미널을 나와서 큰길가에서 기차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찾았더니...없다.
알고보니 랑동 터미널 한쪽에 시내버스 터미널이 같이 있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휴대폰에 저장된 론니의 지도를 보고 기차역을 두정거장 남겨놓고 내렸다.
Lotusland Hostel 을 찾아가기 위해서...
내 수첩엔 숙소정보가 이렇게 적혀 있었다.
① Lotusland Hostel (기차역 점) : 상해로 64 호, 도미 50원, 위치는 지도에... - 론니 가이드북에서...
②Green Forest Int'l Youth Hostel : 역을 등지고 직진하면 됨, 도미 50원, ... - 중여동 카페 자료.
※ 난닝역 등지고 12시 방향 150 m에 하노이행 국제버스 있다.................. - " "
가방을 끌고 상해로에 들어섰는데 64호는 커녕 호스텔 비슷한 것도 보이질 않는다.
65호는 있는데...
65호 건물의 건너편이 64호 일텐데... 건너편은 공중화장실만 빼고 모두 공터다.
결국엔 64호 건물을 찾았는데...공중화장실이 맞다.
두번째 후보 호스텔을 찾아갔는데...
기차역 앞은 물론이고 중심도로인 민주대로 전체가 지하철공사 때문에 혼잡하다.
특히 기차역 앞길은 도로를 전면통제해서 시내버스들이 뒷골목으로 우회를했다.
공사장 사이를 비집고 다니면서 찾아봐도 호스텔은 안 보이고...
하는 수 없이 빈관을 알아보니 싼 곳은 98원, 다른 곳은 130원 정도.
랑동 터미널로 다시 갈까?
Lotusland Hostel ( 랑동점)이 있다니까...
덕천폭포와 하노이행 버스도 그곳에서 탈 수 있으니....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랑동 터미널로 갔다.
제법 멀다. 약 40분 걸림.
호스텔의 주소지를 찾아갔지만 역시 이곳도 개발이 되었는지...
아파트와 비싼 호텔들만 있었다.
터미널내에 있는 빈관(138원)이라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신분증을 보더니 외국인은 안 받는단다.
이젠 다른 방법이 없어보인다.
다시 기차역으로 가는 수 밖에...
론니 가이드북 2013년 5월판 pdf 파일을 12달러나 주고 샀는데 이렇게 틀리다니...
트루판에서도, 가욕관에서도...
빠른 속도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에선 최신판 가이드북이라야 하겠다.
2012년 4월판인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2014년판인 몽골편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기차역으로 다시 가기 전에 덕천폭포 투어를 예약하려고 터미널을 둘러보니
투어 안내소가 있었다.
요금은 220원.
문의를 하니 투어 안내소의 여직원(영어는 안 통함)이 나를 데리고 예약하는 곳으로 갔는데
그곳에 있는 사람이 나는 안된단다.
중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중국어를 모르면 관리하기 힘들어서일까?
아니면 도중에 있을법한 쇼핑에서 중국어를 모르는 내가 별로 도움이 안될 거 라서?
후자 때문일거라 생각했다.
친절한 투어안내소의 여직원이 나를 데리고 터미널 중앙에 있는 안내데스크로 가서
그냥 덕천폭포행 버스표를 사 주었다.(94원)
안내데스크의 여직원이 아주 짧은 영어밖에 못하지만 휴대폰으로 글자를
찾아보는 등 성의껏 해 주는데다 그 자리에서 모든 버스표도 살 수 있기때문에
매표창구에서 줄서서 사는 것보다 편리하다.
여기서 하노이행 버스표와 비행기표도 알아볼까 했는데 지갑엔 달랑 200원뿐...
숙소비가 모자란다.
터미널의 ATM에 시티은행 현금카드를 넣었더니 안된다.
벌써 5시간이 넘게 가방을 끌고 다녔더니 힘이 든다.
아까 기차역에서 부페식 점심(15원)을 먹기를 잘 했지...
일단 끌낭을 맡기고 움직여야겠다...
끌낭에서 필요한 것 몇가지를 꺼낸 후 터미널 보관소에 맡김.(16원)
몇가지를 꺼낼때, 난닝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받은 빵도 꺼냈어야 하는 건데...쯔쯔...
다시 기차역으로 와서 시내버스에서 내리니 호텔 호객꾼이 많다.
그중 한명과 가격을 정하고(90원) 따라갔다.
30층 건물인데, 방을 몇개씩 임대받아서 호텔업을 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여러개의 호텔이 한 건물에 있는 셈...
근처에 환전소가 있다고 해서 찾아 갔다가 못찾고, 중국건설은행의 ATM이 보여서
시티은행 현금카드를 넣었더니 다행히 돈이 나온다.
500원(우리돈 약 9만원) 인출.
명색이 호텔이라서 그런대로 괜찮다.
게스트하우스만 이용하는 나로서는 궁궐같은 곳...
혼자서 쓰기엔 아깝다.
다만, 변기에 시트가 없어서...
약 40년 전, 역시 변기시트가 없었던 강원도 장성성당 사제관 화장실이 생각났다.
애초에 생각은 난닝에 오후 1시에 도착했으니
느긋하게 시내도 돌아보고 여행정보도 알아 볼 생각이었으나
오후내내 숙소를 찾아 헤매느라고 지쳐버렸다.
8월 20일 (수)
아침 6 : 20 분에 기상.
사발면을 먹고(룸에 전기 포트가 있어서...), 랑동 터미널로 갔다.
덕천폭포에 갔다가 일찍 오게되면 하노이 --> 호치민행 비행기표를 사기로하고
일단 하노이행 버스표를 샀다. (168원)
08 : 30분 덕천폭포행 버스가 랑동터미널을 출발했다.
도중에 한번 쉬고, 덕천폭포로 가는 길목인 대신에 12시 도착.
가는 도중의 지형이 카르스트(Karst) 지형이라서 아름답다.
저 멀리 귀주와 양자강부터 시작되는 카르스트 지형이 이곳을지나
하롱베이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대신으로 가는 길에서..
대신 터미널(구)
대신의 터미널에서 10분정도 더 가니까 새 터미널이 있었다.
버스는 여기서 손님을 모두 내리게하고
덕천폭포로 갈 사람(6명)은 다른 버스에 태웠다.
여기서 명랑쾌활하고 영어가 통하는 중국 여학생 "왕미" 와 "삐샤"를 만났다.
난닝 --> 대신 : 145 km (3.5 시간), 대신 --> 덕천폭포 : 65 km 1시간40분.
대신에서 덕천폭포로 가는 길은 백양목 가로수가 아주 환상적이다.
갈때는 앞유리창이 가려져서, 올때는 날이 저물어서 사진을 못 찍었다.
가로수뿐만 아니라 주변의 경치들도 아름다워서 신선들의 세계에 들어가는 기분이었고
계림보다도 더 마음에 든다.
폭포가 가까워오는지 버스는 작은 강줄기를 따라 달린다.
강 건너는 아마도 베트남일 걸?
좁고 길죽한 집과 빨간 지붕의 학교를 보니 베트남이 틀림없다.
강 건너편은 베트남 땅....
조금 더 가서 폭포 주차장에 도착.(2시)
나가는 버스는 3시, 5시에 있단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고(70원-경로할인, 일반은 80원) 폭포쪽으로 향한다.
요즈음 며칠간의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고 약간 흙탕물이다.
다른 폭포들은 수량이 많으면 보기에 좋겠지만 덕천폭포는 그렇지 않고 적당한 수량이라야
산수화같은 풍경이 나타나는데.....
하지만 아시아 최대의 국경폭포란다.
주차장 ( 여행당시의 모습이고...지금은 덕천폭포로부터 한참 떨어진 곳에
주차장과 여행센터가 있어서 입장권판매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먼저 강가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서 대나무 보트를 타거나 사진도 찍는데
이날은 물이 많아서 대나무 보트는 운행중지.
숲이 우거진 물가를 따라 폭포쪽으로 가다보면 중국측 경계석 #836 이 있고
건너편 베트남쪽에도 비슷한 것이 보인다.
물가에 돌출된 장소를 만들어 놓고 사진찍는 사람들에게 요금을 받는
장삿군도 있다.(5원)
왕미와 삐샤가 #836 경계석에서 마스코트를 놓고 사진을...
주변에는 야생 열대과일들도 많고...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서 폭포의 윗쪽으로 가면 #835 경계석과 옛날의 경계석이 있고
그 주변에는 베트남 노점상들이 만든 장터가 있다.
장터의 물건들은 특별히 눈여겨 볼만한 것이 없고,
거의 모든 가게들이 파는 물건이 비슷해서 별로 사는 이가 없다.
남다른 물건을 가져와야 그나마 좀 팔릴 거 같은 데...
#835 경계석에서 양쪽 다리를 양국에 걸쳐놓고 사진을 찍어본다.
돌아서 나오는길에 폭포를 조망하기에 제일 좋다는 정자에 올라갔다.
이곳에서 보는 경치는 글래시어 포인트에서 내려다보는 요세미티 공원의 폭포처럼 아름답다.
폭포의 규모가 이과수나 나이아가라에 비하면 어림도없게 작지만
폭포의 뒷배경과 잘 어우러져서 아름답다.
물이 조금만 적었으면....더 좋을텐데....
거기다가 날씨가 흐리니 사진도 깨끗하게 나오지 않고...
정자에 올라갈때는 앞쪽으로 올라갔는데
안내지도에는 뒷쪽으로도 길이 표시되어 있어서 그쪽으로 내려가려고 했더니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 있었지만 다닐수 없게 문을 설치하고 잠궈 놓았다.
문을 지키는 사람도 있는데...
아마도 높은 분들이 오실 때 사용하는 듯...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오후 5시.
그런데 버스가 없다.
대신 터미널로 가는 미니버스는 5시 30분에 출발을 한다고...(15원)
대신 터미널에서 난닝으로 가는 버스는 6시 30분과 8시 30분에 있다는데
8시 30분 버스를 타고 난닝에 도착하면 11시가 넘을테니 시내버스도 끊길터...
무조건 6시 30분 버스를 타야 하는데...
5시 30분 미니버스를 타고 한시간만에 대신에 도착할 수 있을까?
삐샤가 운전사에게 애교를 부리고...
삐샤의 애교에 넘어간 운전사는 죽어라고 달렸다.
조금 위험할 정도로...
운전사의 목숨을 건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대신에 도착하니 6시 45분.
이미 버스는 떠났다.
여기서 용감한 왕미가 이리저리 다니더니 자가용영업택시를 찾아냈다.
난닝까지 일인당 70원.
80원 달라는 걸 왕미가 고집을 부려서 10원을 깍았다.
우리 외에 3명을 더 태워서 6명이 타고 출발. (기아차 카렌스와 비슷)
날은 어둡지만 난닝으로 가는 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맘에 맞는 이가 있다면 이런 곳에서 세월가는 줄 모르게 살고 싶다.
운전사가 사고경력이 있는건지...
너무나 소심하게 운전을 한다.
치고 나갈땐 나가야지...어물어물...더 위험하다.
9시 30분경 난닝의 어느 터미널에 도착했다.
랑동터미널인줄 알았더니 아니다. 반댓쪽...
나는 랑동 터미널에 가서 내 가방을 찾아와야 하는데...
왕미, 삐샤를 데리고 함께 택시를타고 랑동터미널로 향했다.
그들의 숙소도 기차역 앞이라서 함께 가는 것이 나았다.
우선 통역으로서 훌륭했으니까.
랑동터미널이 가까이에 있는 줄 알았더니 제법 멀다.
짐 보관소가 문을 닫는 10시까지는 불과 10 여분 남았고...안되겠다.
가방을 내일 찾기로 하고 도중에서 택시를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왔다.
왕미, 삐샤는 저녁을 안 먹는다고 해서 역 앞에서 헤어지고
나는 전에 먹었던 부페식당에서 얼마 남지않은 음식중에서 대강 골라서 먹음.
오늘 그나마 두 중국 여학생 덕분에 고생을 덜 한거다.
고마워~~짜이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