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11. 계림, 양수오, 그리고 난닝으로...

철수1 2022. 11. 1. 10:49

8월 18일(월)

밤새도록 가벼운 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구경이고 뭐고 할 게 없는데...

양수오에 가서 자전거나 한번 타고, 전에 어떤 처자가 양수오의 어떤 봉우리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을 봤는데, 그곳에나 가 봐야지...

 

느즈막히 일어나서 숙소 가까이에 있는 이강 강변을 한바퀴 돌고...

근처에 코끼리바위도 있는데 입장료를 내야 구경할 수 있다.

먼 발치에서 구경...

이강... 오른쪽에 코끼리바위가 살짝 보인다.

 

 

비는 그쳤지만 잔뜩 찌푸린 날씨...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한 숨 자고 점심때쯤 일어나 터미널로 갔다.

내일 아침에 난닝으로 가는 버스표를 사고(110원), 지금 바로 떠나는 양수오행

직행버스표도 샀다.(22원)

2시 조금 안됐는데 3시표를 준다.

 

터미널 앞에서 만두로 점심을 때웠다.

길가에서 파는 수박도 함께...

수박을 길게 자른 것이 하나에 2원.

길게 자른 수박의 속살을 깍뚜기모양으로 잘라서 프라스틱 용기에 담아놓은 것도 2원...

예쁘게 담느라고 아저씨가 손으로 주물럭거려서 조금은 찜찜하지만...사 먹었다.

만두장사와 수박장사...손수레 바퀴에 비닐봉투가...

 

어떤 사람이 슬그머니 수박장사 곁으로 가더니

깍뚜기 수박에 꼽혀있는 이쑤시개를 뽑아서 느긋하게 이를 쑤신다.

수박장사는 어이없다는 투로 바라보기만...

 

거지 두명이 쓰레기통을 뒤지며 지나간다.

앞장 선 거지가 선배인 듯...

선배는 수박장사가 버린 수박쪼가리를 주워서 잠시 살펴보더니

후배와 사이좋게 나눠먹는다.

 

양수오에 도착을하니 4시 20분.

자전거를 한대 빌렸다.(10원, 보증금 200원)

양수오 시내는 물론이고 변두리에도 자전거 대여소가 널려있다.

자전거를 빌리면서 사진을 찍기에 좋은 높은 봉우리를 물어봤더니

지도를 주면서 어떤 산을 표시해 주었다. (사실은 이때 서로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거다)

 

지도를 따라 시내를 지나면서 전기 자전거를 빌릴 걸 하고 후회를 했다.

도로가 평탄해서 힘은 안 들지만... 기온도 높고 내가 좀 지친 상태라서...

날씨가 흐려서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

하지만 흐린 날씨때문에 사진도 흐리게 나왔다.

양수오.

 

두개의 터널을 지났는데 첫번째 것은 괜찮았지만

두번째 터널에선 엄청난 매연과 먼지를 마셨다.

두번째 터널을 지난 곳의 다리(양삭 대교) 아래로 강이 보였고,

다리 위에서 보는 경치도 좋았다...

훗날, 패키지 여행으로 다시 한번 와야지...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벽연봉,碧蓮峰, Green Lotus Peak)가 내가 올라가 보려고 했던 곳 같은데...

이때는 그걸 몰랐다.

 

다시 뒤로 돌아 매연터널을 지나서 십리화랑길로 접어들었다.

오후 늦은 시간인데도 자전거를 탄 관광객들이 많았다.

도로의 중간 중간 경치가 좋은 곳에 관광지 안내판이 세워져있고...

간이 노래방도 보인다.

 

이강의 지류를 가로지르는 다리 아래에서는

하루의 영업을 끝낸 대나무 배들이 뭍으로 올려져 트럭에 실리고 있었다.

털털털...

 

내가 올라가 볼까 했던 月*山 (Moon Hill )은 올라가는 산이 아니었다.

번짓수를 잘못 찾은 거다.

엉뚱한 곳을 돌아다녔으니...

어느덧 날은 저물어가고...

계림으로 돌아 올 때는 양수오 터미널 앞에서 완행을 탔다.(20원)

7시 20분 출발, 9시 도착.

숙소 근처에 KFC가 있어서 간만에 푸짐하게 먹음.

 

중국 여행이 끝나면 친구 만나러 베트남 호치민에 가기로 했는데...

숙소에 돌아와서 하노이 --> 호치민행 항공권을 구입하려다가

최종단계에서 카드결제가 실패하는 바람에 포기.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스마트폰 설정에 문제가 있는 건지?

 

 

8월 19일 (화)

밤새도록 심하게 비오는 소리.

옆 침대의 여자가 보따리를 싸느라고 부스럭대는 바람에 일찍 깼다.

다시 한번 뱅기표 구입 시도... 역시 실패.

 

숙소 보증금이 없으니 열쇠만 반납하면 체크아웃.

비가 너무 퍼부어서 우의입고 다니기엔 무리하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서 터미널로...

터미널에서 삶은 계란 2개를 사먹고 버스에 승차했다.

 

08 : 00 버스 출발.

버스가 출발하자 마자 생수 한병씩과 빵을 준다.

왠 횡재!

괜히 계란과 물을 샀넹?

 

계속해서 비가 오더니 난닝에 도착할 즈음에 그쳤다.

그러구보니 서안의 화산에서부터 계림을 거쳐 난닝에 올때까지

계속해서 비를 맞으며 다닌 거다.

 

오후 1시쯤 난닝의 랑동 터미널에 도착.

5 시간이 걸렸다.

도중에 2시간 반을 운전하고 휴게소에서 운전사 교대.

랑동 터미널은 제법 크다.

 

대부분의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전기용... 도난방지 자물쇠는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