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10. 시안(西安)에서 구이린(桂林)...

철수1 2022. 10. 31. 21:45

(기차를 타고 가는 이야기...사진이 없다)

 

8월 16일 (토) 오후 6시 54분.

난닝행 K318 열차는 부드럽게 서안역을 출발했다.

계림역 도착 예정시간은 내일저녁 9시 8분.

서안역앞 디코스에서 사 온 저녁을 먹고 맥없이 창밖만 내다본다.

대화가 안 통하니까...

창밖은 이내 어두워졌고...

 

야간 잉쭤(硬座)를 타는 것은 꽤 고된 일이다.

전등이 밝아서 잠은 안오고...

에어콘이 너무 추워서 배낭에서 등산복을 꺼내어 입었다.

 

그나마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은 행복한 편이다.

서서 가는 사람들도 꽤 많았는데

객차 앞뒤의 승강구에는 담배피우러 나온 사람과

아예 자리를 깔고 쭈구리고 앉아서 자는 사람들로 혼잡하고

세면장은 바닥이 질척거리고 각종 쓰레기까지 제멋대로 버려져있다.

 

통로 바닥에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아이들은 크기가 작아서 그렇다고 치고, 어른도 의자 아래로 하반신을 넣고 잔다.

열차내의 판매원들은 모두 제복을 입고 있었는데

간이 의자도 파는 모양이다.

프라스틱 간이 의자를 판매수레에 주렁주렁 달고 다녔다.

장난감도 판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워 09 :30분경 무한에 도착.

양자강 다리도 건너고...무척 큰 도시다.

옆자리의 애기엄마 내림.

 

 

8월 17일 (일)

무한을 지나니까 객차안이 조금 한가해진 느낌이다.

컵라면을 하나 사서 먹음.(5.5원)

 

(객차안 풍경)

나의 앞자리에 앉았던 40대 남자는 나의 시선을 끌었다.

서안역에서 탄 이 남자... 아내, 큰 딸과 함께 였는데 무례하기 짝이없다.

짐도 많았는데 선반위의 다른사람의 짐을 막 밀쳐내고 자기 짐을 올리고...

그리고는 뭘 먹는데...

먹은 쓰레기는 그냥 바닥에...던지고...

 

알고보니 그 자리는 자기 자리도 아니었다. (아내와 딸만 좌석이 있고 자기는 입석표)

자리주인인 청년은 옆에 서서 한참을 기웃거리며 눈치를 보다가

그 남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자기자리 탈환.

 

화장실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아이는 순서에 관계없이 화장실문이 열리자 마자 먼저 밀고 들어간다.

어려서부터 몸에 익혔으니 중국인의 새치기는 알아 줄 만 하다.

 

내 옆자리(내 자리는 창문쪽)의 아가씨에게 어떤 사람이 잠시만 일어나 달란다.

선반위의 자기 짐을 꺼내기 위해서...

아가씨가 일어나자 그 사람은 신발을 신은채로 무자비하게 의자를 밟고 짐을 꺼냄.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슴.

아가씨도 어안이 벙벙...

 

앞자리의 다른 청년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4,5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얼른 앉더니 

테이블에 업드려서 잔다.

(서서 가느라고 피곤하긴 했을 터...)

돌아온 청년은 하는 수 없이 그냥 서 있었다.

대체로 윗어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일어설때까지 기다려 주는 모양이다.

결국엔 다른 사람의 자리가 비고 나서야 자기자리에 앉았다.

 

 

13 : 30분에 장사, 18 :00 에 영주, 

그리고 21 : 10분에 계림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오니 비가 심하게 내린다.

우의를 입고 끌낭에도 레인커버를 씌우고,

론니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완다 호스텔을 찾아서 걸어갔다.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10 분정도 걸렸다.

호스텔은 참 좋아 보였는데...

미리 예약을 안했더니 빈자리가 없단다.

 

빗속을 뚫고 찾아 온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다시 기차역쪽으로 조금만 가면 빈관이 있다고 알려준다.

100원쯤 할거라고...

돈도 돈이지만 영어가 통하는 호스텔이 나을 것 같아서, 갖고 있던 다른 호스텔의 이름을 보여주니

직접 전화를 걸어서 빈방을 확인하고 요금까지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는 택시를 타고 가라면서 택시기사에게 보여 줄 메모도 써 주었다.

 

길가에 나와서 메모를 오토바이에게 보여주니 잘 모르겠단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서 오토바이와 함께 물어도 잘 모른다고 갸웃갸웃...

정확하게 호스텔이 어딘지는 모르고 근처는 아는 듯하다.

일단 근처라도 가자.

 

도착하니 요금은 12원,

택시에서 내린 후 일단 뭘 좀 먹어야겠기에, 바로 앞의 노점 비슷한 식당에서

 만두와 꼬치를 주문해서 먹으면서 주인에게 주소를 보여주니 모르겠단다.

전화번호를 보여주며 전화 좀 해보라해도 전화는 안하고 

지금 문을 닫고있는 건너편 식당에 갔다 오더니, 저 식당 주인이 집에 가는 길에

가르켜 준단다.

 

가만히 보니 식당문을 닫는데도 시간이 걸리게 생겼고...

그냥 내 발로 찾아가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배낭을 끌고 식당을 나섰다.

 

몇걸음 못가서...

정말로 단지 몇걸음 못가서 호스텔이 보였다.

식당 주인은 바로 코앞의 호스텔도 몰랐다니...?

그러고보면 택시기사가 정확한 위치에 내려준 거다.

 

체크인을 하고, 샤워하고 무조건 취침.

원래 내일 아침에 양수오에 가서 둘러보고, 저녁기차로 난닝에 갈 생각이었으나

힘든 기차여행을 했더니 몸상태도 좋지않아서

내일은 그냥 늦잠이나 자고 이곳에서 하루 더 묵었다가

다음날 버스로 난닝으로 갈 생각.....

잉쭤 기차는 질렸슴.

 

Backstreet Youth Hostel (後街國際靑年旅舍)

秀峰區 人民路 3號,  쉐라톤 호텔 앞길, 약 50m.  281-9936

도미토리 45원, 실내에 욕실 화장실,로비에만 와이파이, 금연, 유일하게 보증금(야찐) 없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