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8. 장예에서 시안으로...
철수1
2022. 10. 31. 21:19
8월 14일 (목)
오늘은 오후에 기차를 타고 바오즈로 갈 예정이니까 마음놓고 늦잠을 자도 되지만
이발을 하려고 일찍 일어났다.
한국을 떠난지 한달이 넘었으니...머리가 많이 자랐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봐도 이발소가 안 보인다.
아니...내가 못 찾은 거지...
호텔에 돌아와서 물어보니 가까운곳에 있는 걸...
이발소의 아줌마(?)가 머리를 깎는데 약간 깔짝거리는 듯해서
윗머리는 그냥 두고 밑머리만 짧게 밀어달라는 시늉을 했다.
눈을 감고 잠시 머리를 맡겼다가 눈을 떠보니...
완전히 깍뚜기 머리가 만들어졌다.
대머리에 깍뚜기 머리...
말이 안통하니 어쩔 수 없는 일...
퇴실 시간은 오후 1시 란다.
숙소가 비싸긴 했지만 이런 점이 좋다.
와이파이는 빵빵한데 구글과 구글지도가 안뜬다.
숙소 옆의 디코스에서 카레 닭고기밥 2개를 사서
1개는 점심으로 먹고 하나는 기차에서 먹으려고 포장해 옴.
오후 1시에 체크아웃하고 1번 버스를타고 기차역으로 향한다.
다른 버스는 요금이 1원인데, 이 버스는 2.5원을 받는다.
기차역이 멀어서 그런가?
역 앞 수퍼에서 몇가지 먹거리를 사고...
역 안으로 들어가다가 검색대에서 또 맥가이버 칼에 비닐테이프 처치를 받고...
지겨운 검색 - 신분증을 달라고만 했지 여권은 제대로 볼 줄도 모르는 듯 하다.
장예역
오후 2시 35분,
기차는 제 시간에 출발을 했다.
지난 번 트루판에서 둔황으로 올때 처음 중국기차를 탔고
이번이 두번째...(이번 여행에서...)
중국기차는 러시아 기차보다 시간을 잘 지키는 것 같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술을 마셔도 괜찮고...
다만, 사람이 바뀔때마다 새 침대시트를 주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는 달리
여기서는 한번 깔아놓은 시트를 계속해서 사용한다는 것과
뜨거운 물을 큰 통에 받아다 쓴다는 것.(모든 객차가 그런 것은 아님)
장예를 떠나서 2시간 후 진창(금창)을 지났고
다시 한시간 정도를 달려서 우웨이를 지난다.
매우 큰 공장도 보인다.
우웨이를 지나서 한시간정도를 달리자 이제까지 평원만을 달리던 기차가
터널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우웨이와 란저우 사이에 있는 산악지대를 지나는 것.
풀 한포기 없던 산들이 푸른 색을 띠기 시작한다.
해바라기 밭.
농가 주택..거의가 흙집.
내가 장예에서 탔을 때 내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던 2층 영감은
생후 5~6개월쯤 되어보이는 손주를 돌보고 있었는데
애기 우유도 타주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애 엄마(며느리, 딸?)는 그냥 가끔 들여다보고...조금 이해가 안 된다.
앞 자리의 30대 젊은 부부.
생 라면 한개를 가져온 용기에 넣고 별로 뜨겁지도 않은 물을 부어서 잠시 후에 먹는다.
소시지도 뚝뚝 잘라서 넣고...
저게 먹을만 할까?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데...그걸 이상하게 보는 내가 이상한 거다.
여자가 조금 먹고 나머지를 남자가 다 먹었다.
이 부부는 진창을 지나면서부터 보따리를 싸길래
우웨이 정도에서 내릴까?, 최소한 란저우에서는 내리겠지 했더니
결국 바오즈까지 왔다.
바오즈는 이 열차의 종착역.
시안까지 가려면 거의 200 km는 더 가야한다.
나는 시안표를 못 구해서 여기까지 오는 차를 탄 것.
8월 15일 (금)
06 : 00 바오즈 도착.
여기서 화산행 기차표를 살까?
(이미 시안행 표는 없다니까...)
화산행 표도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 버스를 타야겠다...
대체로 중국의 터미널에선 아침 8시쯤 돼야 버스가 출발을 하던데...
이 시간엔 터미널 문도 안 열었을 테고...
역 앞에서 혹시 시안으로 가는 합승이 있으면 타야겠다고 마음먹고 역을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역 앞에는 여러 방면으로 가는 호객꾼들이 있었는데
한 남자에게 시안을 말하니까 다른 사람에게 연결을 해 주었다.
그 사람은 나를 승합차(이스타나)로 안내를 했고...
얼마냐고 물어 보려다가 다른 사람들도 별 말없이 타는 걸로 봐선
바가지는 쓰지 않을 것 같았다.
내 뒤로 금방 4명을 더 태워서 모두 14명이 타고 출발.(06 :25)
한시간쯤 고속도로를 달린 후에 어느 휴게소에 잠시 멈춰서 요금을 받았다. (43원/인)
약 2시간이 걸린 8시 20분경에 시안역 앞(부근에 터미널같은 것이 있다) 도착.
늘 바로 화산으로 갈 생각으로 역에다 배낭을 맡기고 버스타는 곳으로 갔다.
화산과 병마용으로 가는 버스는 역 왼쪽 광장에 있는데...
이리저리 시간을 뺐기고 보니 이미 10시가 가까웠다.
날씨도 뜨겁고...
내일 가야지...
맡겨 둔 배낭을 다시 찾아서 호스텔을 찾아갔다.
생각보다 시안 성이 매무 크다.
역 앞에서 603번 버스를 타고 찾아 간 슈안 호스텔은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이제까지 내가 여행을 하면서 만난 호스텔 중에서 최상급에 속한다.(도미 60원)
Shuyan Youth hostel (秀?院靑年旅舍) : 029-8728-7721 www.hostelxian.com
603 버스를 타고 남문 하차. 성벽을 따라 서쪽으로 20 미터.
호스텔내의 식당에서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쿠폰도 준다.
숙소 뒷편의 골목길에 있는 식당에서 우육면을 먹었는데(10원)
조금 비싸지만 수타면이라서 맛이 좋았고...
남문 성벽에 올라가 볼까 했더니 입장료가 55원.
그냥 밖에서 구경하고 말았다.
남문.
남문에서 본 종루
남문 밖 해자.
숙소에서 준 지도를 들고 대안탑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고...
이런 거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시간이 남으니까...
다시 기차역으로 가서 내일 아침에 짐 맡기는 곳이 일찍 문을 여는지 알아보았다.
아까 배낭을 맡겼던 곳은 아침 8시 반에 문을 열지만
역 중앙의 짐 보관소는 24시간 열려있다니까 안심....
내일 화산에 갔다가 배낭가지러 숙소로 되돌아와서 저녁기차(계림행)를 타려면
시간이 부족할런지도 몰라서 내일 아침에 배낭을 맡기고 화산으로 가려는 생각.
역앞 디코스에서 저녁( 내 입맛에 맞고 저렴)을 사가지고 숙소로 귀환.
3층 옥상에서 저녁과 맥주도 마심.
밤 9시경 종루까지 걸어서 갔다 왔는데 조명이 화려하다.
도중에 불꽃놀이처럼 생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어린이를 봤는데
우리 애기들에게도 사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루.
주변 건물의 야간조명.
숙소의 코스타리카인이 주먹처럼 생긴 피리를 사와서 연주를 했는데
그것도 있다면 애들 선물로 사고 싶었다.
이후로 기념품 가게를 지날적마다 살펴보았지만 못 찾았다.
같은 방의 중국청년이 내가 한국인인 걸 알고 무척 좋아함.
자기 폰으로 함께 셀카도 찍고...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나도 중국인인 줄 알고 중국말로 인사를 해 오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