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3. 사리무 호수에서 트루판까지...
철수1
2022. 10. 30. 20:33
8월 8일 (금)
숙소에서 나와서 숙소집 아들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큰길가로 나왔다.
다시 볼러로 가는 것보다 이닝으로 가서 기차를 타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길가에 있는 자가용 택시와 흥정을...
이닝까지 100원을 불렀는데 70원으로 합의했다. (수첩을 보니 40원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사리무 호수가 높은 곳(해발 2,073 m)에 있기 때문에 볼러에서 올때는 직선으로 뻗은
새 도로의 완경사면을 따라 올라왔는데, 이닝(청수하)로 가는 길은 급경사의 계곡을 내려가기 때문에
주변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예전에는 구불구불 산비탈을 돌아서 내려갔기 때문에 더 멋있는 경치를 볼 수 있었다지만
지금은 터널이 개통되어 아쉽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계곡을 내려오면 바로 비옥한 평원이 펼쳐지는데 옥수수,해바라기등이 보이고
밀은 추수를 한 듯 누런 들판이 군데군데 있다.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보기 힘들어 진 미류나무와 백양나무가 가로수와 농지의 경계선으로
많이 보인다.
G -30 으로 표시 된 고속도로의 군데군데에 거리를 나타내는 숫자가 써 있는데
6,400 km 가 넘게 쓰여있는 것이 보인다.
북경으로 부터의 거리일까?
내가 탄 택시의 본거지가 칭쉐이허(靑水河) 인지...
이닝쪽으로 안 가고 칭쉐이허 시내로 들어가서 어딘가와 통화를 하더니
나를 다른 택시로 넘겼다.
그 택시 기사에게 분명히 이닝 기차역이라고 했는데 결국엔 이닝 버스터미널에 내려주고 말았다.
그리고는 택시를 타고 가란다.
터미널에서 기차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찾아보니 없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11원)
기차역에 도착해서 미터기를 보느라고 근시 안경을 벗었는데
요금을 주고 그냥 일어서는 바람에 안경을 깜빡했다.
택시는 떠나고...
행여나 택시가 되돌아 올까하고 잠시 기다려보긴 했지만...그건 나의 너무나 소박한
희망사항이지.
역에 들어가 보니 역시 오늘 트루판이나 우르무치행 표는 없다.
이왕에 온 거..트루판 -> 둔황(유원)행 표를 사고(중국의 침대열차표는 당일에 사기 어렵고
일주일전이나 최소한 2,3일전ㅇ 사야한다)역 밖으로 나오니 역 광장에
우르무치행 버스가 있다.
정규 버스는 아니고...6시에 출발을 한단다.
요금은 130원인데, 그냥 좌석이다.
나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잠을 잘 생각이었으니...사양하겠쓰...
다시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와서 8시에 출발하는 우르무치행 버스표를 샀다.
버스 출발까지는 아직 4~5시간이 남았는데...
갈데도 없고...
터미널 옆 사범대학 길가의 벤치에 아주 퍼지고 앉았다.
서늘한 사리무 호수에서부터 입고 온 긴바지와 긴팔 셔츠도 염치불구하고
나무들 사이에 들어가서 벗고 시원한 반바지와 반팔 셔츠로 갈아 입었다.
편안하게 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이나 하고...노트에 기록도 하고...
아파트 분양 전단지를 돌리던 여학생 두명이 나에게도 한장을 준다.
" 나는 필요없어... 한국인이거든..."
"한국인? "
신기한 걸 봤다는 얼굴로 다가왔다.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가는 길이냐? 등을 묻고는 휴대폰을 꺼내어 내 수첩도 찍고
(영어 글자가 있는 것이 신기했나 보다),
내 모습도 찍고, 나와 함께 있는 모습도 찍었다.
이닝 시내도 제법 넓은데 시내버스 노선은 다양하지 않다.
이곳도 무장 경찰은 있지만 우르무치처럼 도시 전체를 누르는 듯 한 분위기는 아니다.
변두리 소도시라서 그런가?
터미널 뒷편의 식당에 가서 메뉴판을 보니 자장면이 있어서 주문 해 봤다.
중국에서 처음 먹어보는 자장면... 어떤 맛?
면은 칼국수보다도 넓은데 무슨 된장에 비벼먹는 맛이었다.
터미널 전광판에 각 도시별 거리와 요금이 나타나갈래 적어봤다.
이닝에서 우르무치 - 693 km, 좌석 180원, 침대 150~ 170 원,
카스 - 1,643 km , 침대 330~ 360 원,
볼러 _ 229 km , 60 원.
8시 정각에 버스는 출발했다.
그러나...
터미널 출구에서 체크하는 데 20분, 출구를 나와서 또 짐을 싣고... 8시 40분에 이닝을 떠났다.
그런데, 이닝에서 우르무치로 가는 고속도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리무 호수 쪽으로 난 G - 30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그럴 줄 알았더라면 사리무 호수에서 바로 볼러로 가는 건데...
괜히 12 시간을 완전하게 허비한 것이다.
밤 11시 30분 경...
첫번째로 정차를 하고 식사도 한다.
다시 출발을 해서 밤 2시 경 정차를 하더니 모두 취침...
새벽 5시에 다시 출발을 해서 우르무치 근처에 왔을 때 모두 내려서 신분증 검사 후 다시 승차.
9시 30분 경 우르무치 장거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가는 길에서도 신분증 검사를...
여권을 꺼내기 귀찮아서 여권 사본을 보여주니 오히려 잘 통한다.
여권을 주면 이리뒤적 저리뒤적하기 일 쑤인데
종이에 복사 한 사본을 보여주면 자세히 보지도 않고 통과...
8월 9일 (토)
우르무치의 장거리 터미널에서는 트루판행 버스가 없다.
트루판으로 가려면 남부 터미널에 가야 하는데...
장거리 터미널에서 남부 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는 537번 버스.
백화림 호스텔에서 올 경우 537번을 타면 장거리 터미널을 지나 세 정거장을 지나면 기차역,
다시 일곱 정거장을 지나면 남부 터미널이다.
실제로는 남부터미널 바로 앞에는 정류장이 없고 조금 지나서 三屯 라는 곳에서 내린다.
터미널 앞에 트루판행 합승 85원 호객군이 있지만 버스가 자주 있다. (45원)
터미널 앞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으로 볶음밥을 먹고 11시 버스에 승차.
약 120 km 쯤 되는 것 같은 데 약 3시간이 걸린다.
우르무치를 떠나자 마자 아래로 경사진 계곡을 내려 가는데
분지로 들어 간다는 느낌이 팍 온다.
1 시간 쯤 지나서 잠시 휴식을 하고 조금 더 가니까 풍력발전 단지가 나왔다.
어림잡아 수천개는 됨직한 풍차들이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제까지 내가 본 풍력발전 단지 중에서 제일 큰 것 같다.
오후 2시가 조금 지나서 트루판에 도착했다.
높은 건물이 별로 없는 농촌 마을 의 모습이다.
사막 한 가운데에 푸른 오아시스처럼 자리하고 있어서 정감이 간다.
거의가 단층 흙집이지만 도시 중심부에 약간 높은 건물이 있고
타워크레인이 있는 걸 로 봐서 여기도 점차 도시화되어 갈 듯 하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피부에 와 닿는 뜨거운 열기.
트루판이 뜨거운 분지라고 하더니 실감이 난다.
버스 터미널은 론니나 블로그 자료에서 본 위치와 다르다.
한 블록을 건너서 있었다.
론니 지도를 참고해서 트루판 빈관을 찾아 갔는데(걸어서)
처음에는 호텔 외관이 하도 거창해서 아닌 줄 알고 다른 곳을 한바퀴 돌았는데
(게스트하우스가 저렇게 클리가 없지..)
나중에 보니 맞다.
도미토리는 호텔 지하층에 있었다.(60원)
호텔 에어콘 방을 물어보니 200원...
숙소 앞에 청포도가 늘어진 거리가 있다.
벽의 칠은 일부 벗겨지고 반 지하라서 곰팡이 냄새도 조금 났다.
침대는 세개...
손님은 나 혼자...
그래도 명색이 호텔이라서 부속 도미토리의 욕실은 일반 객실과 같았다.(호텔 타월도 있고...)
모처럼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빨래도...
트루판 주변에 여러 유적들이 있지만, 내가 이곳에서 보려고 하는 것은
수천년 전부터 만들어 사용했다는 지하수로(카레즈)와 손오공 이야기에 나오는 화염산.
다른 것들은 시간도 부족하고...
화염산은 내일 가기로하고 오늘은 카레즈를 보려고 길을 나섰다.
우선, 장예에서 시안으로 가는 기차표를 사 두어야지...
론니 지도에 표시 된 곳에 가니 기차표 판매소가 있다.
들어가서 물어보니 역시 잉워표가 없다.
판매하는 아줌마가 여기저기 검색을 하더니 " 란워 타고 갈래? 490원.."
" 아니요.. "
친절한 아줌마는 다시 검색을 하더니 시안 조금 못미쳐 (약 120 km) 에 있는
바오즈행 표를 권한다.(154원)
오케이! 고마워..아줌마~~
나중에 지도에서 찾아보니 거기에서 버스로 시안을 가면 될 듯...
카레즈를 보러 가는 길을 행인에게 물었더니 101번 버스를 타고 가란다.
그런데 막상 버스를 타고 운전사에게 물어보니 모른다.
결국 운전사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그렇게해서 카레즈 입구가 보이는 곳 사거리에서 내렸다.(시내 중심에서 10 번째 정류장 쯤..)
사거리에서 조금 걸어서 들어가니 카레즈가 보였다.
입장료 40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시원하다.
내부에 한문과 영문안내문도 있는데...내 영어 실력이 별루니까...대충 읽고...
카레즈는 전세계 여러곳에 있는데...
현재 투루판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만도 천여개가 넘는다.
물은 비교적 맑다.
요렇게 측량을 했다고....
돌아오는 길에 안경점에 들려서 새로 안경을 하나 맞추고...(300원)
숙소로 돌아와서 내일 화염산 구경을 위한 투어를 신청했다.
호텔 프론트의 할머니가 두 곳에 전화를 했는데 한 곳은 150원, 다른 곳은 100원이라고 해서
볼 것 없이 100원짜리로 결정.
자려고 누웠는데 더워서 잠이 안온다.
선풍기도 없고...
밤 12시가 되도록 숙소 마당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샤워하고 잠.
저녁을 먹다가... 이쁘게 생긴 꼬치구이 기계가 있어서...